[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4·11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의 공천에서 탈락자들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분열 우려가 해소되는 분위기다. 공천에서 탈락한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의 백의종군 선언이 당내 탈당·무소속 출마 흐름을 바꿔 낙천자들의 결과 수용 분위기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김 의원은 14일 오전 MBC, KBS 라디오에 잇따라 출연, "우파 정권 재창출이 가장 중요한 지상명제이기 때문에 그 일을 위해서는 개인의 희생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탈당을 고민하는 의원들과 접촉하고 있고 만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애초 낙천의원 15명 정도가 규합돼 있었고, (비박(非朴·비박근혜) 보수신당이나 무소속연대 등의) 논의가 있어 왔던 게 사실이다. 그분들께 대단히 죄송하다"면서 "그분들이 계속 전화를 걸어와 자신들의 진로를 고민하는데 몇 분은 저와 같이 하기로 했고 다른 분들은 계속 설득 중"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김 의원의 행보는 청와대와 사전 조율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과 이달곤 정무수석 등이 당청 사이를 오가며 분주히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적전 분열로 총선에서 참패할 경우 향후 국정 운영과 정권 재창출이 어려워진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해진다. 김 의원도 불출마를 선언한 이유에 대해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다수당이 돼야 대선 승리가 가능하다"면서 "(자신의 출마로) 분열의 중심이 돼 당이 패한다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무성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서울 종로에서 공천에 탈락한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친이계 초선인 윤영 의원(경남 거제), 친박계의 김학송 의원(경남 진해)과 이경재 의원(인천 서·강화을), 정해걸 의원(경북 군위·의성·청송) 등이 당 잔류와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을 중심으로 비박 보수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방안도 한때 검토됐으나 무산되는 분위기다.
다만 이들이 당의 공천 결과를 완전히 수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은 25% 컷오프 문제나 후보적합도, 경쟁력 등의 기준에 대해 계속해서 쓴 소리를 날리고 있다. 김무성 의원도 이날 "(이미 탈당한 의원들이) 얼마나 억울했으면 그렇게 했겠느냐"면서 "잘못된 '25% 컷오프' 규정 때문에 아깝게 희생된 의원 중 몇 명은 재심청구를 통해 구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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