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첫째 임무는 물가 안정..LTRO로 물가 높아지면 ECB 조치 취해야"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사진)가 유럽중앙은행(ECB) 정책 관계자들이 은행 시스템에 투입했던 긴급 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에 대해 논의를 이미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근 ECB가 이례적인 3년 만기 저금리 대출(LTRO)을 통해 1조달러가 넘는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한 것과 관련 바이트만은 LTRO가 오히려 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유동성 회수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CB 집행위원이기도 한 바이트만은 이날 프랑크푸르트에서 가진 블룸버그 TV와 인터뷰 자리에서 LTRO를 비표준 방식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모든 집행위원들은 비표준 방식이 위험을 만들어 내며 따라서 유동성을 거둬들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투입된 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논의를 필요로 하고 있으며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동성 회수 시기와 관련해서는 시장 환경 개선을 포함한 몇 가지 요인들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ECB는 분명한 의무를 갖고 있고 그 첫 번째는 물가 안정임을 강조하며 대규모 유동성 공급으로 물가 상승에 대한 압력이 커지면 ECB가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CB는 두 차례의 LTRO를 실시해 1조유로 이상의 자금을 시중에 공급했다. 이 때문에 ECB의 자산 규모는 3조유로 이상으로 급격히 확대됐다.
바이트만은 최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에게 ECB가 취하고 있는 조치들에 대한 위험과 관련해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 ECB 재원에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는 독일이 드라기 총재의 LTRO에 불만을 품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를 의식한듯 바이트만은 이날 인터뷰에서 드라기 총재와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23명의 집행위원은 의기소침하거나 고립돼 있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동료들은 LTRO의 위험과 부작용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트만은 "은행들의 중앙은행 유동성 공급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3년 만기 대출 때문에 상황은 좀더 복잡해졌지만 우리는 유동성을 흡수할 수단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현 상황에서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유동성 흡수 수단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트만은 또 "출구에 대한 개념을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원칙적으로 들어갔을 때 빠져나오는 방법을 알아야만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세번째 LTRO가 실시돼야 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다.
독일 총리실 경제수석보좌관을 지냈던 바이트만은 지난해 4월30일 퇴임한 악셀 베버 전 총재의 후임으로 분데스방크 사상 최연소 총재에 취임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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