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농협이 글로벌 투자은행(모건스탠리)과 국제 신용평가사(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모건스탠리가 CDO(부채담보부증권) 등 파생상품을 판매하면서 투자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손실을 입었다는 주장이다.
농협은 아부다비은행 등 글로벌 금융회사 15곳과 함께 지난 2010년 말 모건스탠리와 무디스, S&P 등을 상대로 미국 뉴욕연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으며 현재 진행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농협은 모건스탠리 등이 파생상품을 팔면서 투자위험을 정확히 알리지 않았으며 무디스와 S&P 등 신용평가사들은 이들 파생상품을 우량채권으로 책정하는 바람에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모건스탠리 등을 대상으로 소송을 진행 중이며 결과는 연말쯤에야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소송금액은 총 87억 달러(9조7000억원)이며 이 가운데 농협의 피해 소송액은 1000만 달러(112억원)에 달한다.
농협은 모건스탠리뿐 아니라 메릴린치가 판매한 파생상품에 2000만 달러를 투자해 51억원, 영국계 은행 HSBC가 선보인 파생상품을 4000만 달러 어치 매입했다가 114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골드만삭스가 판매한 CDO 등 파생상품에도 4000만달러를 투자해 40억원의 손해를 봤다. 농협의 파생상품 피해액은 3억 달러 가량으로 우선 이번 소송의 결과를 보고 추가 소송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흥국생명과 흥국화재는 지난해 3월 골드만삭스가 판매한 CDO펀드에 투자해 439억원의 손실을 봤다며 골드만삭스를 상대로 뉴욕 연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지난 2005년 CDO 등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1조원이 넘는 손실을 본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씨티은행ㆍ메릴린치ㆍ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등 3개 글로벌 투자은행을 상대로 뉴욕연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검토 중이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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