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지킨 데얀 "슬로우 스타터 오명 벗겠다"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태업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데얀(서울)이 구단과의 약속을 지켰다.

데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남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2라운드 경기에서 전반 4분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데얀은 지난 4일 대구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무기력한 플레이로 전반 22분 만에 교체 아웃됐다. 경기 후 최용수 감독은 “데얀이 팀 동료들의 신뢰를 망각했다.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며 분노했다. 이를 두고 겨울 이적 시장에서 광저우 부리(중국) 이적이 불발된 데얀이 구단에 불만을 품고 태업을 감행했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서울은 8일 미디어데이를 통해 의혹을 해명했다. 데얀은 “몬테네그로 대표팀에서 60여 분을 뛰고 경기 이틀 전에 돌아왔다. 체력적으로 힘들었다”며 경기가 끝나고 감독과 동료들에게 사과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절대 중국에 가지 않고 FC서울에 남을 것”이라며 “전남과의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다짐했다.

약속은 지켜졌다. 데얀은 이날 경기에서 선제골 뿐만 아니라 활발한 움직임으로 여러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동료들과의 유기적인 플레이도 살아나는 등 이전 기량을 회복한 모습이었다.

경기를 마친 데얀은 “홈 개막전이라 어려웠지만 첫 골을 넣어 쉽게 이길 수 있었다”며 “승점 3점을 얻어 기쁘다. 다가오는 홈경기에서 더 잘한다면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슬로우 스타터’라는 평가와 달리 시즌 초반 골을 성공시킨데 대해 그는 “그런 별명이 있다는 걸 알게 돼 재밌었다”며 “올해는 좀 더 빠는 템포로 시작해서 오명을 벗겠다”라고 다짐했다.

지난 시즌 득점왕을 차지했던 데얀은 개인성적 보다 팀의 우승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그는 “작년에는 득점왕을 했지만 3위로 마감했고 2010년에는 개인타이틀이 없었지만 팀이 우승했다”며 “개인 성적과 팀의 우승 가운데 하나를 고르라면 당연히 우승을 선택하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