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모두가 셜록을 사랑해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51초

모두가 셜록을 사랑해 루시 리우가 캐스팅된 <엘레멘트리>를 비롯해 셜록 홈즈를 향한 각종 콘텐츠들의 구애는 끊이지 않고 있다.
AD


얼마 전 미국판 셜록 홈즈 시리즈가 현대 뉴욕시를 배경으로 제작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더니, 이번에는 이보다 더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이 시리즈에 여배우 루시 리우가 닥터 왓슨 역으로 낙점됐다는 것. BBC 인기 시리즈 <셜록>의 팬들은 물론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는 새로운 시리즈는 CBS가 파일럿 에피소드를 주문한 <엘리멘트리>. 많은 보도에서 리우가 여성으로써는 처음으로 홈즈의 조수이자 파트너인 닥터 왓슨 역을 맡게 됐다고 보도를 했으나, 사실은 두 번째다. 지난 1987년 CBS의 TV 영화로 제작된 <리턴 오브 셜록 홈즈>에서 마가렛 콜린이 닥터 존 왓슨의 후손인 제인 왓슨으로 출연해 홈즈의 짝패 역할을 한 바 있다. <엘리멘트리>에서 홈즈 역은 과거 TV 시리즈 <일라이 스톤>과 <덱스터> 등에 출연했던 영국 배우 조니 리 밀러가 맡게 됐다. 밀러의 홈즈는 런던 경찰국 스코틀랜드야드에서 컨설팅을 했으나 약물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뉴욕의 재활원에서 치료를 받은 후 브루클린의 한 아파트에서 그가 다시 약물중독에 빠져들지 않도록 도움을 주는 조안 왓슨(루시 리우)과 룸메이트를 하게 된다고. 조안 왓슨은 과거 외과전문의였으나, 뉴욕시경 사건 컨설팅을 하던 중 실수로 환자를 사망하게 해 의사 자격증을 잃었다.

이번 파일럿은 TV 시리즈 <미디엄>을 비롯해 <링어>, <트루 콜링>, <다크 앤젤>, <스타트렉: 보이저> 등의 제작과 집필을 맡았던 로버트 도허티가 각본을 쓰며, 쇼타임의 인기 시리즈 <홈랜드>로 잘 알려진 마이클 케스타가 연출을 맡는다. 도허티와 케스타는 2명의 다른 CBS 시리즈 베테랑 프로듀서들과 함께 총제작자 직도 겸임하게 된다. <엘리멘트리> 파일럿 에피소드 제작 소식이 전해지면서, BBC 인기 시리즈 <셜록>의 관계자들 역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본래 CBS는 <셜록>의 제작회사인 하츠우드 필름스에 <셜록> 리메이크 판권을 요청했지만, 이 청을 거절당하자 유사한 시리즈를 자체적으로 구상하게 됐다는 것. 특히 조니 리 밀러의 <엘리멘트리> 홈즈 역 캐스팅은 그가 <셜록>의 주연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함께 지난해 내셔널 시어터 프로덕션 연극 <프랑켄슈타인>에 출연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영화감독 대니 보일이 연출한 이 연극에서 밀러와 컴버배치는 닥터 프랑켄슈타인과 그의 창조물 역을 번갈아 가면서 연기해 큰 인기를 끌었었다.


이어지는 셜록의 후예들, 완성도는?


모두가 셜록을 사랑해 영화나 드라마로 연이어 제작되고 있는 <셜록 홈즈>는 1987년 드라마에서 이미 여성 왓슨을 내세운 적이 있다.

스티븐 모팻과 마크 개티스와 함께 <셜록>의 프로듀서인 수 버츄는 한 인터뷰에서 “조니는 좋은 배우다. 하지만 이번 파일럿 각본이 우리 시리즈와 많이 달랐으면 한다”고 밝혔다. 버츄에 따르면 <셜록> 관계자들은 이미 CBS 측에 저작권 위반 여부를 지켜볼 것이라고 경고를 한 상태라고. 이에 대해 CBS 관계자들은 “모든 저작권 법규를 준수할 것”이라며, 하지만 셜록 홈즈의 이야기는 저작권에 상관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유영역이라는 것을 강조해 이들 사이의 분쟁은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CBS의 계획대로라면 <엘리멘트리>의 파일럿 에피소드가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럽게 제작됐을 경우, 오는 가을 시즌부터 정식 방영에 들어가게 된다. 반면 시즌 2를 예정보다 수개월 늦어진 2012년 1월에 방영했던 <셜록>은 BBC로부터 시즌 3 제작을 주문받은 상태이지만 컴버배치와 닥터 왓슨 역의 마틴 프리먼 모두 할리우드 영화 출연 중이므로 빠른 시일내 제작에 들어가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엘리멘트리> 제작과 캐스팅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예상대로 냉담하다. “왜 멀쩡한 영국 시리즈를 꼭 미국화 시켜야 하나”, “돈이면 무슨 짓이든지 다 한다”, “닥터 왓슨이 여자면 홈즈와 왓슨 사이는 어떻게 되나? 셜록 홈즈가 무슨 <블루문 특급> (브루스 윌리스와 시빌 쉐퍼드가 주연한 80년대 로맨틱 탐정 시리즈)인 줄 아나” 등 제작 자체를 반대하는 팬들이 많다. 또 일부에서는 “루시 리우가 현재 출연 중인 케이블 채널 TNT 시리즈 <사우스랜드>에서 이미 좋은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데, 왜 가능성 없는 시리즈로 가는지”를 우려하는 팬들도 있다. 반면 리우의 캐스팅을 2004년에 리메이크 됐던 SF 시리즈 <배틀스타 갤럭티카>에 비유하는 의견도 나왔다. 원작 시리즈에서 남성의 역할이었던 캐릭터 스타벅과 부머가 리메이크에서는 모두 여성으로 전환됐던 것. 초기에 있었던 팬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이 시리즈는 이제 공상과학계에 오래 남을 만한 작품성 있는 시리즈로 꼽히고 있다. 이런 의견은 <엘리멘트리>에 기회를 한번 주자는 방향으로도 옮겨갔는데, 일부 팬들은 결국 시청률로 모든 것이 판결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몇 해 전부터 BBC의 <셜록>과 가이 리치 감독의 영화 <셜록 홈즈> 시리즈로 홈즈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2011년에도 가을 시즌을 겨냥한 홈즈 테마 파일럿 프로그램이 2개나 있었다. 셜록 홈즈의 옛 주소로 이사를 가게 된 두 형제가 홈즈를 수신자로 한 사건 의뢰 편지를 받아 해결한다는 ABC의 <베이커 스트릿 레터스>와 현대를 배경으로 홈즈의 자손이 사건 해결에 나선다는 CW의 <호크셔>가 바로 그것. 하지만 이 두 프로그램 모두 파일럿 에피소드 제작에만 그치고 시리즈로 픽업되지는 못했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뉴욕=양지현 (뉴욕 통신원)
10 아시아 편집. 이지혜 seve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