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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쥐펀드'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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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 투자 'SRI펀드' 투자자들 외면으로 청산 위기

'콩쥐펀드'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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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금융위기로 자본주의에 대한 재성찰이 이뤄지고 기업 평가기준으로 사회적책임이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을 훌륭한 투자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소수에 불과해 사회책임투자(SRI)펀드가 자투리 펀드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투자자들 인식에는 아직 '착한기업=수익성 좋은 기업'이라는 등식이 자리잡지 않았기 때문으로 상당수가 청산 대상에 포함될 처지에 놓였다.


8일 금융투자업계와 제로인에 따르면 기업의 수익성·성장성 뿐만 아니라 사회 환경, 윤리적인 요인까지 고려해 편입종목을 선정하는 사회책임투자펀드가 시장 대비 양호한 성과에도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최근 투자요소로 기업의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인권, 환경, 지배구조, 지역사회공헌도 등 다양한 사회적 성과를 잣대로 기업에 투자하는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정작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에는 소극적인 것이다.


SRI펀드인 '한화글로벌북청물장수 1(주식)(A)'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1.38%(6일 기준)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인 8.98%를 훨씬 웃도는 성과를 냈다. 이 펀드는 신탁재산의 60% 이상을 전세계 시장에 상장등록 또는 상장 등록 예정된 물관련 기업들의 주식에 투자하는 해외주식형 펀드다.

지난 1월 기준 로퍼 인더스트리(9.93%), 세계적인 의료용 필터 메이커인 미국의 Pall Corp(9.51%)과 GE(8.65%), 스위스 식품업체인 네슬레(7.08%), 미국 세계 최대 실험장비 회사인 더모 피셔 사이언티픽(7.08%), 전자장비 업체 다나허(6.27%) 등에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이 펀드는 현재 설정액이 13억원에 불과하다. 지난 2007년 첫 설정돼 5년 가까이 운용 중이지만 투자자들이 찾지 않으면서 자투리펀드(소규모펀드)로 전락한 것이다.


한화운용 관계자는 "지난 2007년 물 부족 이슈가 컸고 향후 물 관련 산업이나 설비업체에 투자하는 환경 친화적인 기업에 대한 투자가 늘 것이라는 전망에 우후죽순 관련 펀드가 쏟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에 민감한 기업을 주로 편입하다 보니 한때 경기침체 영향을 받았고 점차 니치마켓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줄면서 설정액도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KB지구온난화테마 자(주식)A' 펀드도 비슷한 고민에 빠져있다. 이 펀드는 CS 지구온난화 지수 구성종목에 주로 투자한다. CS 지구온난화 지수는 전세계적으로 지구 온난화를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 커지면서 수혜를 입는 지구 온난화 관련 산업의 종목들로 구성돼 있다. 지난 2007년 설정된 이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0.99%로 시장 대비 양호한 성과를 기록중이다. 하지만 이 펀드 역시 설정액이 12억에 불과한 자투리펀드 처지다.


KB운용 관계자는 "에너지 효율, 온실가스배출제한, 대체에너지, 대체연료 등 4개 테마를 선정해 다국적 기업에 투자한다"며 "2007년 지구온난화 테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물펀드 등과 함께 봇물처럼 쏟아졌지만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SRI 펀드인 'IBK좋은기업바른기업[주식]A', '마이트리플SRI[주식]', '대신지구온난화투자자 1[주식-재간접]', '산은S&P글로벌워터 자[주식]', '한국투자워터 1(주식)(A)', '산은SRI좋은세상만들기 1[주식]A' 펀드 등이 모두 설정액 50억 미만의 소규모 펀드다. 설정액이 작다보니 운용사 내부에서도 푸대접 받기 일쑤다. 1년새 펀드매니저가 수차례 바뀌는가 하면 운용보고서도 형식적으로 작성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몇년새 사회적기업과 지속가능경영, 환경친화적 기업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SRI 펀드가 늘었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설정액 10억원 내외로 청산 대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아직 사회적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 사회적 인식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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