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9일 이후 안랩 200억 이상 순매수..평균 매수가 대비 -21.54%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테마주 투자에 나선 외국인도 대규모 손실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테마주 주가조작 조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테마주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면서 지난달 이후 테마주를 쓸어 담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손실 폭이 커지고 있는 것. 특히 지난달 9일 이후 안철수연구소를 200억원 이상 순매수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가급락으로 약 20% 이상의 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들은 지난달 9일부터 이달 6일까지 안철수연구소를 217억2700만원어치(20만주)나 순매수했다. 테마주에 관심을 보이지 않던 외국인투자자들의 평소 투자행태를 감안하면 기이한 행보였던 셈. 안철수연구소는 이기간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이 금액 기준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주식이었다.
하지만 외국인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지난달 9일 11만9500원(종가)에서 6일 8만3100원까지 추락했다. 이기간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 분석한 외국인들의 평균 매수가는 10만5542원으로 평균가대비 약 21.54%나 손해를 본 셈이다.
외국인투자자를 우울하게 만드는 정치테마주는 안철수연구소만이 아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2월 이후 지난 6일까지 문재인 민주통합당 고문 테마주로 알려진 바른손을 약 24억원어치(22만주) 순매수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테마주로 알려진 아가방컴퍼니와 EG도 각각 49억원(33만주), 39억원(8만주)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역시 주가는 내리막을 탔고 손실 규모는 확대되고 있는 중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의 바른손 평균매수가는 7322원이고 바른손은 6일 527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평균 26% 이상 손해본 것. 아가팡컴퍼니와 EG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해 각각 22~23% 수준의 평균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한 스몰캡 애널리스트는 “실체가 없는 테마주 투자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며 “전문가로 알려진 외국인투자자들 조차 손실을 볼 정도로 테마주의 꼭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고 경고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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