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환경부가 압축천연가스(CNG)버스를 CNG하이브리드 버스로 전환하는 방안을 본격 추진한다.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올해 100대를 보급하는 것을 시작으로 장기적으로 전국의 모든 시내버스를 CNG하이브리드버스로 교체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보조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목표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환경부 관계자는 7일 "CNG 하이브리드 버스 100대 보급을 목표로 지자체를 대상으로 홍보하고 있다"면서 "서울시를 제외하고 경기도 등 전국의 지자체를 대상으로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NG 하이브리드 버스는 엔진과 전기 배터리를 동시에 탑재하고 있는 친환경버스다. 엔진에 제동을 걸 때 생기는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꾼 뒤 배터리에 저장해 사용한다. 이 덕분에 기존 CNG 버스에 비해 연비가 30~40%가량 개선됐으며, 온실가스 배출량도 24% 이상 줄어든다는 게 환경부 설명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1월 CNG 하이브리드 버스 도입을 발표하고 서울시에 30대를 우선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잡았으나 무산됐다. 보조금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환경부가 마찰을 빚었기 때문이다.
CNG 하이브리드 버스 가격은 대당 1억 6500만원 수준으로 일반 CNG버스보다 6000만~7000만원 더 비싸다. 환경부는 CNG 하이브리드 버스보급을 위해 버스를 구입할 경우 정부가 2000만원, 지자체가 2000만원을 각각 부담하는 보조금 지원 정책을 마련했으나,추가되는 저상버스 보조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CNG 하이브리드 버스는 모두 저상버스로 생산돼 지자체에서 저상버스 보조금을 따로 지원해야 한다.
국토부해양부의 일처리가 늦은 것도 도입 지연의 원인으로 꼽힌다. 저상버스 국고보조금을 지원하는 국토부는 CNG 하이브리드 버스가 저상버스에 해당되는지에 대한 요건 해석을 지난해 10월에서야 마쳤다.
서울시는 보조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CNG 하이브리드 버스 도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환경부가 정해 놓은 CNG 하이브리드버스 보조금 2000만원도 지원 가능하다고 확답하기 어렵다"면서 "저상버스 보조금까지 얹어 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시가 보조금을 전부 책임지기 어려운 만큼 제작사도 부담을 할 수 있을지 논의해 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서울시에서 운영되는 저상버스는 1760대로 국토부가 9800만원, 시가 1850만원의 보조금을 각각 분담했다.
환경부는 이에 따라 서울시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 먼저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저상버스 보조금 문제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도 연비를 내세우면 도입을 유인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환경부 관계자는 "서울시는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해 연료 절감 등이 운수업체의 이득으로 바로 연결되지 않는다"면서 "반면, 운수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다른 지역에서는 연비가 뛰어난 CNG 하이브리드 버스가 버스업체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고 따라서 보급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CNG버스의 안전성 논란과 관련해 환경부는 "사고우려가 없을 정도의 안전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전관리 체계를 국토부를 일원화하고 가스용기를 버스에서 떼어내 검사하는 용기재검사 제도를 도입하는 만큼 안전면에서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수진 기자 sj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