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이라크 정부가 3년 만에 SK이노베이션의 광구 개발 입찰 참가를 허용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지속적인 협조 요청,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자원외교 등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아울러 향후 한·이라크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하루 평균 원유 300만배럴을 생산하고 있는 이라크는 향후 600만배럴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최근 이란발 원유수급 위기에 봉착한 한국으로서는 놓쳐서는 안 될 원유 공급처다.
한국과 이라크는 1989년 수교를 맺은 이후 2007년 제2차 한·이라크 경제공동위원회 개최에 이어 2010년 3차 경제공동위를 개최하면서 경제협력의 가교를 이어왔다. 지난해 4월에는 누리 알 말라키 이라크 총리가 방한해 이명박 대통령과 경제·에너지 협력 촉진 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지난달 호쉬야르 지바리 이라크 외교장관을 만나 안정적 원유 수급을 위한 이라크 측의 지속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또 우리 기업의 이라크 내 유전 및 가스전 개발 참여 등에 대한 지바리 장관과 이라크 정부의 협조와 지원을 당부했다.
최 회장 역시 해외자원 개발에 중점을 두고 이라크 정부 관계자들과 수시로 만나 설득 작업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원유 수입량 가운데 이라크 원유는 9.7%에 불과하다. 사우디아라비아(31.4%), 쿠웨이트(12.5%), 카타르(10%) 등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이라크가 원유 매장량 1120억배럴로 세계 2위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비중을 높여야 안정적인 원유 수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라크 정부도 외국 기업의 자원개발을 통해 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고 정치적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지난해 미국의 이라크 전쟁 종전 선언 이후에도 여전히 내전 등 정치적 갈등이 이뤄지고 있으며 국제적 신뢰성은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경제 발전을 통해 이 같은 상황을 반전시켜야 하는 처지인 것이다. 이라크는 2007년부터 원유개발 사업을 외국에 개방하기 시작했다.
SK이노베이션 외에 한국가스공사도 이라크 사업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09년 세계 7대 유전으로 꼽히는 이라크 주바이르 유전개발 사업을 낙찰 받았으며, 2010년 이라크 아카스 가스전 입찰에도 참여해 세계 주요 메이저사들을 제치고 낙찰됐다.
주바이르 유전개발 사업에 대해 가스공사는 18.75%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운영사인 이탈리아의 에니(Eni), 미국의 옥시덴털(Occidental) 및 이라크 국영회사인 미싼 오일 컴퍼니(Missan Oil Company)와 함께 참여하고 있다.
아울러 이라크에서는 전후 복구사업의 일환으로 발전소, 도로, 항만, 학교, 병원 등의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라크 재건과 복구를 위한 부문도 한국 기업이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분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11월 LS산전은 이라크 전력부가 추진하고 있는 1억1500만달러 규모의 변전소 100개 구축 사업 가운데 35개 프로젝트 수주를 확정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라크에서는 한국산 승용차, 화물차, 연초류 등의 인기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대이라크 최대 수출품목인 승용차 수출액은 지난해 6월 기준 3억4482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1.9% 늘었는데 유럽 및 일본산 자동차에 비해 인식이 개선되면서 향후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외에도 화물자동차 역시 수출액 6020만달러로 전년보다 60.5%, 연초류는 5369만달러로 37.0%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한국의 대이라크 총 수출 실적은 5억6394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5% 감소한 상황이다. 중동 정정 불안으로 무역 거래가 위축돼서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확보의 중요성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민관이 중동 지역 자원 개발에 적극 나서며 산업 전반으로 시너지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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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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