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어제는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이었습니다. 아직 날씨가 쌀쌀합니다만, 봄이 성큼 다가온 기분입니다. 마침 기쁜 소식 한 가지를 전해드릴까 합니다.
어제, 마침내 UAE 유전 개발을 위한 본 계약이 체결되어 ‘우리 유전’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번 계약으로 우리나라는 더욱 안정적인 원유공급을 보장받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자원 확보를 위한 국가 간 경쟁은 새로운 전쟁이라 할 만큼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의 급속한 경제개발로 자원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중동 지역 상황이 불안정해서 공급마저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가운데 원유 매장량 세계 6위의 UAE에서 유전을 확보하게 된 것은 우리 에너지안보에 큰 발을 내딛게 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난 2년간 정부는 UAE 유전 세 곳에 대한 개발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지난해 3월 UAE 순방 중 양국이 주요 조건에 관한 계약을 맺었고, 이번에 본 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입니다.
중동은 전 세계 석유 매장량의 절반이 묻혀 있는 핵심 유전지역입니다. 하지만 사우디, 쿠웨이트와 같은 주요 중동 산유국들은 국가 직영체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 기업의 진출 자체가 원천 봉쇄되어 있습니다.
외국 기업의 참여가 열려 있는 경우에도 일부 열강들이 일찌감치 개발권을 선점한 이래, 다른 국가가 진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그중에서도 UAE는 특히 고품질의 원유와 안정적인 투자여건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진출은 더더욱 어렵습니다. 1930~40년대 미국, 영국, 프랑스가 진출한 이래, 70년대 일본 진출이 마지막이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한국이 그 철옹성을 뚫고 40여년 만에 새롭게 중동 유전의 문을 열게 된 것입니다. 이로써 우리는 석유개발 메이저리그에 참여하는 국가가 되었습니다.
그 동안 수차례 정상외교를 벌이고, 다각적 노력을 통해 UAE와 신뢰관계를 쌓아온 것이 큰 힘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35년이라는 짧은 자원개발역사를 극복하고,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개발될 3개의 유전 중 2개는 아부다비 전체 면적의 10분의 1에 해당되는 막대한 규모입니다.
2년 전 MOU가 체결된 후 일부에선 유전개발의 경제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이 개발 경제성을 확인한 확실한 광구임에도, 우리가 그 때 그 때 해명하지 않은 것은, UAE 정부와 극비리에 추진키로 했기 때문입니다. 선진국 메이저 회사들의 견제를 피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개발하기 쉬운 유전부터 순차적으로 개발해서, 2년 뒤에는 하루 4만3천 배럴의 원유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또 다른 UAE 유전개발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10억 배럴이 넘는 대형 유전으로, 우리가 우선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받고 있습니다. 이라크에서도 입찰에 참여해서 4개 유전의 생산·개발 광구를 확보했습니다. 쿠르드 지역의 5개 탐사광구도 지금 선점하고 있습니다.
UAE와의 이번 계약 체결은 포스트 오일시대를 준비하는 중동지역에서 제2의 중동 붐을 확산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UAE와는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위해서도 서로 협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이미 1,000여명의 국내 원자력 전문인력이 진출했고, 앞으로 2020년까지 10년 동안 연 인원 3만명 가량이 필요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세계 곳곳을 다녀보면, 우리처럼 자원이 없는 나라를 찾기 힘듭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대한민국은 석유 한 방울 나오지 않는 자원빈국입니다. 에너지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는 우리는 세계 4위의 에너지 수입국이자 제9위의 에너지 소비국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지난 반세기 동안 눈부신 기적의 역사를 이룩했듯이, 자원이 없다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정부는 그동안 에너지 자주개발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 결과, 오랫동안 4%대에 머물렀던 석유?가스 자주개발률이 지난 4년 사이 14%대까지 올라섰습니다.
정부는 올해 석유?가스 자주개발률을 20%까지 올리고자 합니다. 이는 일본과 비슷한 수준으로, 오일쇼크 같은 에너지 위기에 충격을 훨씬 덜 받을 수 있습니다. 정부는 확고한 에너지안보를 이룩하기 위해서 오는 2020년에는 35%까지 에너지 자주개발률을 높일 계획입니다.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고 에너지안보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석유와 가스, 광물자원 개발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민?관이 합심해 노력한다면, 앞으로 더 많은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관련 업계의 끊임없는 도전과 국민 여러분의 많은 지지를 부탁을 드립니다. 정부도 지원에 더욱 힘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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