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R&D센터 설립·고용확대 제안, 유럽 생산기지 구조조정서 제외 요청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참석 직전 이반 가스파로빅 슬로바키아 대통령과 면담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리에서 가스파로빅 대통령은 삼성전자측에 대규모 연구개발(R&D) 센터 설립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최 부회장은 지난달 23일 슬로바키아에서 이반 가스파로빅 대통령과 면담을 갖고 상호 협력관계를 논의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MWC 직전 최지성 부회장이 가스파로빅 슬로바키아 대통령을 예방했다"면서 "정확한 면담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연구개발 관련 투자와 고용을 늘려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슬로바키아측에서 이반 가스파로빅 대통령과 총리, 재무장관 등이, 삼성전자측은 최 부회장과 김석필 구주총괄 전무가 참석했다.
이번 면담은 슬로바키아 정부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슬로바키아 정부는 삼성전자가 추가 투자할 경우 투자 인센티브를 적극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투자 여부를 검토중인 상황이다.
가스파로빅 대통령은 이와 함께 삼성전자가 추진중인 유럽 생산기지 구조조정에서 슬로바키아 생산기지를 제외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갈란타에 위치한 삼성전자의 TV 생산 공장 수주량이 급감하고, 트르나바시에 위치한 LCD 모듈 공장을 닫는다는 소문이 이어지면서 슬로바키아 정부가 삼성전자 붙들기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3년부터 슬로바키아에 투자를 진행해왔다. 갈란타에 유럽 최대 TV 생산 및 물류 기지를 설립한데 이어 지난 2007년에는 대규모 LCD 모듈 생산 라인을 설립했다. 지난 2010년에도 1억유로를 추가 투자 하는 등 현지 고용문제 해결에도 일익을 담당해왔다.
하지만 경기 침체와 슬로바키아 현지의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삼성전자는 홈시어터 등 일부 생산품목의 물류기지를 루마니아 등지로 옮기는 등 유럽내 생산기지 구조조정을 진행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각에서 슬로바키아 LCD 모듈 공장 이전 및 갈란타 공장 규모 축소 등의 소문이 있었는데 슬로바키아를 떠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