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흔히 '코골이'로 알려져 있는 수면 무호흡증이 노인의 기억력 저하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윤인영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이 60세 이상 노인 63명을 대상으로 수면 무호흡증이 노인의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교수팀은 노인 63명을 수면 무호흡증의 중증도에 따라 정상군, 경도-중등도 수면 무호흡증, 중증 수면 무호흡군으로 나눈 후 인지 기능의 세부 영역을 평가하는 신경 심리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기억력을 평가하는 단어목록 지연 회상검사에서 중증 수면 무호흡군이 정상군 및 경도-중증도군에 비해 기억력이 저하된 것이 확인됐다. 주어진 10개의 단어 목록에 대한 5분 후 기억력을 시험했더니, 정상군은 7.2개, 경도-중등도군은 7.4개의 단어를 기억했으나, 중증군은 6.1개를 기억해 유의한 감소현상이 나타났다.
또 실행 기능을 평가하는 길 만들기 검사에서도 정상군과 경도-중등도군은 각각 0.8개, 1.1개의 오류를 나타낸 반면 중증군은 2.1개의 오류를 기록했다.
수면 무호흡증은 수면 중 호흡 정지가 빈번히 발생하는 것으로, 불면증과 주간 졸음증 등 수면 장애의 원인이 된다. 수면 시 저산소증을 발생시켜 다양한 심혈관계 합병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60세 이상 노인의 37.9%에서 중등도 수준의 수면 무호흡증이 발견될 정도로 매우 흔한 노년층 질환이다.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만큼 초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윤인영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노인에게서 수면 무호흡증이 인지 기능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60세 이상 노인의 경우 수면무호흡증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통해 양압기, 구강내장치, 수술 등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노인학회지(Journal of American Geriatric Society, JAGS)에 실릴 예정이다.
박혜정 기자 park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