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영국 스타벅스에서는 카페라떼 한잔을 시키면 에스프레소 더블샷 한잔을 그냥 준다.
세계 최대 커피체인 스타벅스가 유럽지역 공략을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내 사업의 정상화에 주력하며 소홀해진 이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뜻이다.
3일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영국에서 비행기, 기차, 자동판매기 등 다양한 판매경로를 통한 커피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스타벅스 매장이 아닌 곳에서 누구나 쉽게 스타벅스의 커피 향을 맡도록 한다는 전략인 셈.
스타벅스는 영국에서만 3년내에 300개의 신규 점포를 개설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현재 점포수 760개를 더하면 1000곳이 넘는 점포를 영국 전역에 깐다는 청사진이다.
스타벅스는 지난 2008년 이후 주력해온 미주지역의 사업이 다시 본궤도에 올랐다는 판단하에 부진에 허덕이는 유럽지역 재정비에 나섰다.
신규점포와 다양한 판매 루트 확보에 최근 스타벅스는 다양한 이벤트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프랑스의 연한 에스프레소와 그리스의 저가 카푸치노가 그런 예다. 영국에서는 카페라떼를 시키면 에스프레소 더블샷을 무료로 주는 이벤트로 손님을 끌고 있다.
스타벅스가 유럽에 공을 들이는 것은 타 지역에 비해 유럽의 상황이 홀로 뒤쳐지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지난분기 지역별로 보고된 바에 따르면 유럽과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영업마진은 6.5%에 불과했다. 그에 비해 미국은 22%나 됐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은 최근 스타벅스 유럽지역 매니저들에게 "2008년 스타벅스의 미국내 사업상황과 지금의 유럽 상황은 지역만 다를 뿐 큰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슐츠는 "2008년 부터 2010년 사이 나의 역할은 미국내의 사업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그사이 유럽에는 신경을 쓸 수 없었다"고 말해 향후 유럽지역을 직접 챙기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는 단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슐츠 회장은 '매대 뒤를 봐라'는 입장이다. 다른 비용을 절감하자는 뜻이다. 스타벅스에서 최근 도입한 새로운 모양의 피처컵은 연간 수백만 리터의 우유를 절감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투자은행 UBS의 데이비드 팔머 애널리스트는 "스타벅스가 영국에서 강수를 두는 것은 모방자들이 턱밑까지 따라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아직 아시아지역에서는 매장 확장위주의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의 스타벅스 마진율은 무려 34.6%에 이른다. 스타벅스는 수년내에 수천개의 매장을 중국에 열 계획이다. 최근 인도 회사 타타사와 합작사를 만들어 '차의 나라'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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