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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단상]해운업에 필요한건 우공이산(愚公移山)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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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단상]해운업에 필요한건 우공이산(愚公移山) 정신 배선령 STX팬오션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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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 해운과 조선업은 국민경제를 뒷받침하는 국가 기간산업으로 발전해 왔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지리적 특성, 남북이 분단되어 있는 현실, 거기에 천연자원이 빈약해 원유를 비롯한 철광석,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대부분의 원자재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보니 모든 원자재의 수송은 100% 해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직접적인 소비가 이루어지는 산업이 아닌 탓에 해운업에 대한 일반 국민의 관심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UNCTAD(국제연합무역개발협의회)의 'Review of Maritime Transport 2011'에 따르면 2011년 1월 현재 한국 상선대는 1189척, 4745만DWT로 세계 5위라는 위치에 올라서 있으며 조선, 철강, 금융, 관광ㆍ산업 등 전 산업과 연계해 국가 발전을 이끌어 가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촉발된 세계 해운업 불황은 2010년에 반짝 회복됐지만 2011년 또다시 극심한 침체로 빠져들면서 국내외 선사들은 위기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숨 가쁘게 한 해를 보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등록선사 총 184곳 가운데 7곳이 폐업을 신고했으며 한국선주협회 탈퇴 선사는 2006년과 2007년 각각 3곳씩이었으나 글로벌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2008년 15곳, 2009년 17곳, 2010년 13곳, 지난해는 12곳으로 늘어났다.


고유가, 공급 과잉 등 불황의 요인이 대부분 현재 진행형인 데다 최근 이란 상황이 악화되면서 유가 상승 폭이 더 커짐에 따라 해운업에 대한 우려가 더욱 늘어나고 있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처럼 주변 환경이 어렵다 하더라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중국에서 오랜 시간 근무한 필자의 마음에 와 닿는 중국 속담 중에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정성을 담아 10년간 꾸준히 하면 큰 힘이 된다. 20년을 하면 두려울 만큼 거대한 힘이 되고, 30년을 하면 역사가 된다'는 말이 있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자세로 덤빈다면 못 이룰 꿈이 없다는 것이다.


필자가 1982년 해운업에 발을 들여놓았으니 올해로 벌써 30년이 흘렀다. 그동안 해운업계에는 수많은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었다. 해운업은 본질적으로 업의 특성상 시황의 주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업종이다. 계절에도 사계절이 있듯이 해운업은 호황과 불황이 마치 계절처럼 반복되는 특성이 있다.


오히려 해운업에서의 불황이야말로 더 큰 도약을 노릴 수 있는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원가경쟁력을 높여 경영 체질을 개선하는 한편 다가올 호황기를 대비해야만 한다. 주기적으로 닥쳐오는 난관을 우공이산의 자세로 두려워하지 않고 굳건한 의지와 신념을 가지고 대처한다면 언젠가는 분명히 목표한 바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국제 금융위기 같은 외부적인 위기요인은 기업이나 개인의 능력으로는 어쩔 수 없기 때문에 경영자들을 초조하게 만들고 판단력을 흐리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럴 때에는 오히려 한 발짝 물러나 냉철한 이성을 가지고 가급적 멀리 보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우리네 옛 속담에도 '동짓날이 추워야 풍년이 온다'는 말이 있다. 한겨울의 추위는 우리에게 시련을 주기도 하지만 이것을 슬기롭게 대비하고 극복하면 풍성한 풍년을 맛볼 수 있다.


이것이 세상의 이치다. 즉, 불황기를 어떻게 잘 견뎌 미래를 준비하느냐에 따라 호황기 사업의 성패가 결정된다. 당장 부닥친 현실에만 급급해 곧 다가올 호황을 준비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배선령 STX팬오션 사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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