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새누리당 의원의 남편인 김재호 서울동부지법 판사의 기소 청탁을 폭로한 의혹을 산 박은정 인천지검 부천지청 검사가 2일 사의를 표명했다.
박 검사는 이날 오전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를 통해 "오늘 검찰을 떠난다. 같이 근무했던 분들께 감사하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길 바란다"고 짧게 글을 올려 사의를 표명했다. 그러나 김 판사의 실제 청탁 여부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해당 사건은 애초 박 검사에게 배당됐으나 박씨의 출산휴가 등으로 인해 10여일만에 최모 검사에게 재배당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재보궐 설거를 앞두고 팟캐스트방송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는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의 남편인 김재호 판사가 서울서부지법에 있을 당시 당시 나 후보에 대해 비판글을 올린 네티즌을 기소해 달라고 서부지검 검사한테 기소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나 후보 쪽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들어 나꼼수 패널 주진우씨를 고소해 현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다.
‘나꼼수’는 지난달 28일 방송분에서 “김 판사가 ‘빨리 기소해 달라. 그러면 자기가 처리를 하겠다’고 기소 청탁을 넣었다”고 주장했다. 김어준씨는 “지난주 그 검사(청탁을 받았던 검사)가 주진우 체포·구속영장을 친다는 얘기를 듣고 우리에게 연락도 없이 자기가 그 ‘기소 청탁 전화를 받았다’고 말해버렸다. 그 검사가 부천지청의 박은정 검사”라고 덧붙였다.
나 전 의원측은 전날 오후 새누리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남편인 김 판사가 기소 청탁을 한 사실이 없다”며 “여성 정치인에 대한 거짓 폭로는 성추행과 다름 없으며 무책임한 음해와 선동으로 민주주의가 위협 받고 있다”고 극구 부인했다. 나 전 의원은 “김 판사는 2005년 당시 기소 시점에서부터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 쭉 미국 유학 중이었기 때문에 기소에 영향을 미칠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이날 박 검사에 대한 감찰조사 착수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정준영 기자 foxfur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