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조윤미 기자] 세계 자본시장의 중심 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가 수사당국의 칼날에 떨고 있다. 수백명의 인력이 증시를 떠나 법정으로 향할 위기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월가의 금융범죄를 집중수사한 결과 상당수의 월가 금융인들이 범죄로 취급되는 내부자 거래에 연관된 것으로 드러난 때문이다.
FBI는 27일(현지시간) 월가 해지펀드 직원 등 240명을 대상으로 내부자거래 여부 조사했으며 이 가운데 120명 가량을 기소할 계획이라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FBI가 조사중인 내부자 거래 혐의자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FBI는 지금까지 66명을 내부자거래혐의로 기소해 이 가운데 57명이 이미 유죄선고를 받거나 유죄를 인정했다.
FBI의 조사 대상에 오른 이들은 주로 헤지펀드 매니저들과 기업 내부정보를 알고 있는 애널리스트, 증권사 트레이더들이다. FBI는 이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내부정보를 활용해 불법적으로 주식을 거래하거나 남에게 알려주었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다.
FBI는 2007년 이후 내부자 거래를 심각한 '화이트칼라' 범죄로 규정짓고, 헤지펀드· 증권사 등을 상대로 기업분석가와 펀드매니저, 주식 브로커 사이에서 벌어지는 내부자 거래 적발에 주력해왔다.
이번 수사 결과 발표는 FBI가 월가에 대한 본격적인 선전포고를 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한 주택가격 버블과 모지기, 모기지 담보증권 사태의 근본 원인을 찾기 위해 은행들을 대상으로 내부자거래를 조사해 큰 성과를 거둔 바 있는 만큼 이번 내부자거래 조사도 비슷한 차원으로 풀이하고 있다.
수사결과 발표와는 별도로 FBI는 내부자 거래 근절을 위한 홍보 영상까지 제작해 월가에는 물론 미국 전역에서 내부자 거래 근절을 위한 대중적인 캠페인도 벌일 예정이다.
FBI는 홍보 영상 제작을 위해 영화 '월스트리트'에서 월가 금융인 '고든 게코'로 등장하며 "탐욕은 좋은것"이라는 명대사로 유명해진 배우 마이클 더글라스까지 동원했다. 영화에서 월가의 어두운 면을 상징했던 그에게 탐욕을 자제하라는 홍보 대사역할을 맡긴 것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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