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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퇴장, 강용석 사퇴…'최·강 개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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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심나영 기자, 이민우 기자]"지난 4년간의 위원장으로 생활했던 세월이 가장 보람되고…."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결국 말을 잇지 못했다. 미리 준비한 퇴임사가 아직 많이 남았지만 울먹임은 한참 이어졌다. 겨우 한줄씩 한줄씩 말을 이어나갔지만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해 연신 손수건으로 훔쳤다.


22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방송통신위원회 사옥 대강당. 최 전 위원장을 배웅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인 방통위 직원들도 숙연해졌다. 최 전 위원장은 "지난 4년간 지고 온 무거운 짐을 홀가분하게 내려놓고 조용히 떠나고자 한다"며 "방통위에서의 1400여일은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천망불루(하늘의 그물은 눈이 넓어서 죄인을 결코 놓치지 않는다)' '화이부동(화합하되 개성을 살린다) 등 평소 자신의 좌우명이 담긴 사자성어들을 열거하며 직원들에게 소신있는 정책 추진도 당부했다. 최 전 위원장은 "아쉬움이 남았던 것들, 못난 선배로 기억되는 것은 빨리 잊고 용서해달라"고도 덧붙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신적 멘토인 최시중 전 위원장이 회한의 눈물과 함께 물러났다. 노구(老軀)를 이끌고 방송과 통신 융합이라는 국가 성장 동력의 주무부처를 이끌어온지 4년 만이다. 평소 그는 시대적 소명을 강조했지만 균형감 잃은 정책 결정으로 숱한 논란을 낳았다. 그 결과 방송분야는 정치적 잣대에 휘둘렸고 통신분야는 고사직전까지 몰렸다.

대표적인 실책이 4개 종합편성채널 출범시켜 방송 생태계를 파괴한 것이다. 지상파-케이블TV간 재송신 갈등에서도 조율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자신의 임무 중 하나가 통신요금 인하였음에도 지난해야 이뤄진 기본료 1000원 인하는 국민체감 효과는 커녕 이통사 매출에만 타격을 줬다. 제4이통사 선정은 실패하고 와이브로 정책도 우왕좌왕하고 있다.


'방통대군'이라 불리던 그는 측근들의 잇단 비리 의혹에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정용욱 전 보좌관이 김학인 전 EBS이사가 선임되는 과정에서 2억원 등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새해 벽두부터 논란에 휩싸이더니 2009년 국회 문방위 의원들에게 '종편 돈봉투'를 돌렸다는 본지 보도(1월26일자)가 나간 다음 날 사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늘 즐겨쓰던 사자성어인 '새옹지마' 처럼 최 전 위원장은 이제 자연인으로 돌아가 역사를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강용석, 성희롱 이미지 만회하려 마구잡이 폭로… 의원직 사퇴로 =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해 온 강용석 의원이 22일 전격 의원직을 사퇴했다. 강 의원의 연이은 폭로와 사퇴는 한국 정치와 교양의 현 수준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국민들이 강 의원의 사퇴를 바라보는 뒷맛이 개운하지 않은 이유다.


검증되지 않은 '아니면 말고'식 폭로와 네거티브는 정치권의 수준이 예전에 비해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음을 방증한다. 강 의원은 사퇴라는 형식으로 책임을 지는 모양새를 연출했지만 불출마 선언은 하지 않았다. 끝까지 꼼수를 부리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처음부터 건전한 상식과는 거리가 멀었다. 강 의원은 폭로를 하면서 기초적인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았다. 그는 박 시장의 아들 주신씨의 병무청 제출 MRI 판독을 의뢰하면서 주신씨의 키가 173cm, 몸무게가 63kg이라고 주장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외과 한석주 교수는 이를 토대로 '주신씨의 체격에서 나오기 힘든 MRI'라는 소견을 냈다. 그러나 실제 검진 결과 주신씨의 키는 176cm, 몸무게는 80.2kg이었다. 전문의사도 강 의원에게 놀아난 것이다.


강 의원은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 이후 옛 한나라당에서 출당되면서 폭로 전문가로 변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언론은 강 의원의 주장에 동조하면서 박 시장 측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강 의원의 행위는 법적으로 무고죄에 해당한다. 강 의원은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을 보도한 취재 기자를 고소했다가 그 자신이 거꾸로 무고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강 의원은 인터넷에 주신씨 여자친구의 실명을 공개하기도 했다. 정치인이기 전에 변호사인 그가, 직업 윤리까지 '정치적 목적을 위해 과감히 버리는' 용감함을 발휘한 것이다.


강 의원은 그러면서도 이번 4·11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는 기자들을 만나 "의혹제기와 연이은 고소·고발로 지역구 인지도가 90% 가까이 된다"며 당선을 확신했다.


김진숙 서울디지털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언론의 주목을 끌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행동은 임상심리학에서 말하는 성격장애의 유형으로 볼 수 있다"며 "이런 유형은 남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고도 부끄러움이나 죄책감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강 의원에 대해 "나르시즘(narcissism, 자기 도취증)이나 안티 소셜(Anti-social, 반사회적 성격장애) 관점에서 보면 이해하기 쉽다"고 분석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
심나영 기자 sny@
이민우 기자 mwl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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