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을 막기위한 1300억유로(17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이 타협점을 찾았지만 난관과 갈등은 계속 나타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구제금융기금 마련에 EU가 모범을 보일 것으로 요구하고 나섰고 국제 신평사들은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추락시켰다.
이런 가운데 그리스 내부에서는 구제금융 합의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IMF의 압박=2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로존 위기 해소를 위한 구제금융기금 마련에 EU가 적극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IMF는 만족할 만큼의 기금 확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예정액 1300억달러의 1/10에 불과한 130억달러만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IMF는 지난 2010년 1100억유로 규모의 그리스 1차 구제금융 지원 때는 전체 금액의 3분의1을 분담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내달 열릴 EU 정상회의에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유로안정화기구(ESM)이 구제기금을 증액하는지를 지켜본 뒤 IMF의 2차 그리스 구제금융 분담액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ESM 5000억 유로에 EFSF의 잔액 2500억 유로를 합쳐 7500억 유로로 늘리는 안이 오는 3월 EU 정상회에서 결론날 예정이다.
EU는 당초 항구적 유로존 구제기구인 ESM을 2004년 1월 출범시키며 동시에 임시 기구인 EFSF를 폐지할 예정이었으나 유로존 위기가 확산되자 ESM 출범을 오는 7월1일로 앞당기기로 했다.
유럽 재정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구제금융기금의 규모를 2~3배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지만 독일측의 반발이 거세 통과여부를 아직 확신할 수 없다.
◆지원 합의 불구 그리스 신용등급 추락=국제 신용평가회사 피치는 앞서 예고한 대로 국채 교환을 이유로 그리스 국가신용등급을 `제한적 디폴트' 등급으로 강등하는 수순에 들어갔다.
피치는 22일(현지시간) 그리스 국가신용등급을 `CCC'에서 `C' 등급으로 강등했다. `C' 등급은 `제한적 디폴트' 등급보다 한 단계 높은 등급이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역시 국채 교환이 진행되면 그리스 국가신용등급을 피치의 `제한적 디폴트'와 같은 `선택적 디폴트'로 강등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피치는 "민간채권단의 `자발적' 국채 교환은 우리 기준으로는 `강요에 의한 국채 교환'에 해당된다"면서 "국채 교환 제안이 이뤄지면 `제한적 디폴트' 등급으로 추가 강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스, 숙제 제대로 할까=블룸버그는 22일(현지시간) 앵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그리스가 희생을 다시한번 강조했다고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그리스가 부채 축소를 위한 서약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그리스 2차 구제안이 합의된 후 이같이 말하며 "각자의 숙제를 잘 해야 유럽 통합이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 내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구제금융을 이끌어낸 합의에 대한 불만이 커지며 여야 주요 정당에 대한 지지도는 역대 최저로 떨어진 상태다.
구제금융이 그리스와 국민보다는 은행을 위한 것이라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그리스인들이 긴 고통의 시간을 겪게 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사회 전체를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불안한 정국 전개는 구제금융 조건인 긴축 조치 시행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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