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확실성 확대…기업 채용규모 줄여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올 상반기 공개 채용 시장이 열렸지만 분위기는 우울하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올해 채용목표를 낮춰 잡거나 아직 확정짓지 못한 기업들도 적지 않다.
22일 채용포털 업계에 따르면, 2월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그룹들의 채용 현황이 올해는 예년만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채용을 시작하는 기업들도 전년에 비해 채용 규모를 줄이고 있다.
잡코리아가 국내 기업 377개를 대상으로 '2012 고용동향'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올해 기업들의 고용실사지수(ESI)는 79.0으로 조사됐다. ESI는 기업 고용 전망을 수치화한 것으로, 100을 넘으면 채용이 전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고, 100미만은 그 반대다. 따라서 올해 채용이 전년 보다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는 기업들이 많다는 의미다.
이는 대한상공회의소와 인크루트가 발표한 '2012년 500대 기업 일자리 기상도'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이에 따르면 채용 계획을 확정한 262개 기업이 뽑을 직원은 총 2만8412명으로, 지난해(2만8777명)보다 1.3% 줄어들었다. 반면 채용계획이 없거나 아직 채용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기업은 30% 가까이 됐다.
특히 외국계기업의 사정은 더 나쁘다. 외국계기업 79개 중 단 12개(15.2%)만이 올해 채용 계획이 있다고 답한 것. 외국계 기업 인사 담당자는 "중국 경제 성장률이 7%대로 급락하면 국내 경제성장률이 3% 중반대 아래로 하락할 수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상황에서는 관망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향후 채용 시장은 국내·외 경기 흐름에 달릴 전망이다. 이찬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1·4분기 투자와 고용에 관한 기업 조사'라는 보고서에서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됨에 따라 500개 상장기업 중 작년 보다 채용 규모를 늘리겠다는 기업이 20%에 그쳤다"면서 "향후 국내외 경기 흐름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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