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네틱 현금카드, 내달부터 오전 10시∼오후3시 불통
9월부터는 완전 사용금지
신용카드는 해당안돼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직장인 A씨는 급하게 돈을 찾을 일이 생겨 점심시간에 거래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찾았다. 현금카드를 밀어 넣었지만 돈이 나오지 않았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그동안 아무 일 없던 내 현금카드에 문제가 생긴 것일까, 아니면 ATM이 잘못된건가.' A씨는 은행원에게 달려가 설명을 요구했더니 "마그네틱 방식(MS)의 현금카드는 은행 영업시간 에는 안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은행원은 그 대신 보안이 강화된 IC카드를 발급받아서 쓰라고 했다. 그래야 ATM에서 현금인출이 가능하다는 것. 그동안 별 생각 없이 마그네틱 현금카드를 써왔던 터라 자신의 카드가 MS 현금카드였던 것을 몰랐던 A씨는 카드를 바꾼 뒤 ATM에서 현금을 인출할 수 있었다.
다음달 2일부터 각 은행 지점에서는 이런 풍경을 심심찮게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이 오는 3월부터 각 은행의 ATM과 현금자동지급기(CD)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MS 방식의 현금카드를 쓸 수 없도록 제한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 시간대 외에는 MS현금카드를 지금처럼 이용할 수 있으나, 화면에 IC카드로 바꾸라는 문구가 나타난다.
MS 현금카드는 마그네틱 띠(자기띠)안에 개인정보를 기록해 놓은 것으로, 정보량이 적어 복제가 쉽고 보안에 취약하다. 그래서 금감원은 보다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고 보안성도 한층 강화된 IC칩을 내장한 IC카드로 바꾸도록 유도하고 있다.
금감원이 지난 2004년부터 꾸준히 교체를 유도해온 결과, 최근 3개월 내 사용실적이 있는 IC카드 매수는 지난해 말 기준 4000만장을 기록했다. CD나 ATM에서 IC카드를 사용하는 비율도 전체의 82.5%나 된다.
반면 MS 현금카드 사용자는 이제 IC카드 사용자의 5분의 1 수준인 900만 명이다.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숫자다. 현 사용자 대부분이 A씨처럼 습관적으로 옛날 카드를 사용하거나 카드 교체를 번거로워하는 소비자들이다.
그러나 이들도 9월부터는 현금을 인출하기 위해선 IC카드를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때부터는 ATMㆍCD서 MS 현금카드를 아예 쓸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렇게 되면 900만 명 중 교체가 늦은 소비자 일부는 카드를 사용하지 못해 혼란을 겪게 될 가능성도 있다. 단 금감원 측은 "웬만한 카드 사용자라면 6개월간 한 번 정도는 카드를 사용할 것"이라며 낙관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감원의 말대로라면 9월까지 카드를 교체하지 않는 소비자는 극소수에 불과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조치는 MS현금카드와 IC칩을 내장한 현금카드에만 해당되는 것으로, 신용카드와는 별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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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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