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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고 또 미루고'…선거구 획정 때문에 멈춘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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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사위·본회의 다음주로 미뤄져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국회가 여야의 선거구 획정을 둘러싼 밥그릇 싸움에 멈춰섰다. 선거구 획정이 지연되면서 17일로 예정된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는 전날에 이어 모두 취소됐다. 일각에서는 현행 선거구대로 진행하자는 발언까지 나와 '위헌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도 있다.


정개특위 '치킨게임'에 법사위·본회의 줄줄이 멈춰

여야는 합의 시한 넘기기를 수차례 반복했지만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16일에도 소모적인 정쟁만 되풀이하며 대립각을 세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선거구 획정에 한 치의 양보도 못하고 있는 양당이 산적한 법안을 두고 '치킨게임'을 벌이는 셈이다.


이날 예정된 법사위도 지역구 획정을 포함한 공직자 선거법이 통과된 후 개회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이번주 의사일정은 열리기 어려워졌다. 법사위 소속 한 의원은 "현실적으로 오늘(17일)은 법사위나 본회의가 열리기 위한 재적인원을 채우기 어렵다"고 전했다.

새누리당은 영호남에서 2석씩 총 4석을 줄이고 강원 원주, 경기 파주, 세종시와 비례대표 1석을 늘리는 내용의 안을 민주통합당에 16일 제안했지만 민주통합당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주통합당은 이날 위헌 소지가 있는 강원 원주, 경기 파주를 분구하고 세종시를 늘리는 대신 영남에서 경남 남해·하동, 경북 영천을 줄이고, 호남에서 전남 담양·곡성·구례를 인근 지역구와 합구하는 '3+3 수정안'을 제안했다.


'밥그릇 싸움' 때문에 민생법안 폐기 위기


이에 따라 중소 가맹점 카드 수수료 인하를 위한 여신전문금융업법이나 상비약의 슈퍼 판매를 허용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도 책상 위에서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저축은행 특별법에 대한 논의도 발이 묶였다.


국회선진화법, 학교폭력방지법, 고흥길 특임장관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보고서 채택 등도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현행대로 선거치르자"는 '위헌 선거' 발언까지


17일 열린 새누리당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는 "이럴거면 아예 개정을 하지 말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회의에 참석한 한 핵심당직자는 "이렇게 합의가 어려우면 차라리 현행대로 선거를 치르자는 발언도 나왔다"고 전했다.


이같은 발언이 나오자 중앙선관위는 당황하는 모습이다. 중앙선관위의 고위 관계자는 "현행대로 선거를 치를 경우 위헌 소지가 있다"면서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 이후에도 개정이 되지 않으면 위헌 소송 등 극심한 혼란을 빚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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