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이 풀어야 하는데 정부가 다 하려하니···”
조석래·윤증현·이희범···
이대론 미래 불안" 쓴소리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미래를 고민해야 하는데, 현 시류는 잘못 돼 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역임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기획재정부장관으로 금융정책을 이끌었던 윤증현 전 장관이 진단한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이들은 지난 15일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 35회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에 강연자로 나서 현 상황에 대해 강한 우려를 드러냈다.
'미래'라는 주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는 조 회장은 "지금 우리는 미래를 10~20년으로 말하는데, 저는 오늘이 10~20년 전의 미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점으로 현 상황을 바라본 결과 한국의 미래가 불안하다는 게 그의 고민거리다. 조 회장은 "미래를 선점하기 위한 투자는 사회가 안정되고, 무엇보다 우리가 안심해야 가능한 것인데 우리나라의 혼란스런 상태는 앞날을 보장하는 데 어려움을 보여준다"며 "경제 문제는 경제인이 해결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없다"는 말로 기업에 대한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간섭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파산 신청을 한 코닥, 지역 항공사였던 전일본공수(ANA)에 밀려 무너진 일본항공(JAL) 등은 자만으로 인해 직원들에게 과도한 복지비용을 지출하고, 변화하는 상황에 안이하게 대처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이 같은 사례는 기업을 넘어 그리스와 일본 등의 국가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전 장관은 "기업이 하려는 걸 정부가 하고 있다. 이러다 망한게 사회주의다"라며 "현재의 상황은 '천민자본주의'로 돌아가는 것 같다. 잘못된 흐름을 바꿔나가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복지 확충은 피할 수 없지만, 이를 위해서는 재원확충과 재정 건전성이 뒷받침 돼야 한다"며 "제조업 중심의 수출 경제, 대외의존도가 80%에 달하는 현재의 구조로는 지속 가능하고 바람직한 사회로 갈 수 없으니 내수 확대를 위한 서비스 산업 선진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부문의 산업화, 국제학교 설립을 통한 교육부문 구조개편은 비난을 받더라도 반드시 추진해야 청년실업과 양극화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윤 전 장관은 "고령화 되고 줄어드는 인구문제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이용득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현 민주통합당 최고위원)과의 토론을 추진했으나 이 위원장이 정당에 가입하면서 좌절된 데에 대해 아쉬움을 전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노조는 정치화하고 정치는 노조화 되고 있다"는 말로 노동계 인사의 정치 참여 확대가 기업에 상당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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