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이란이 자체 제작한 우라늄 농축 장치를 개발해 가동을 시작하는 등 새로운 핵 프로젝트를 개시했다고 이란 국영TV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협상을 위한 과장된 행동이라며 의미를 일축했지만 이란 핵을 둘러싼 갈등은 더욱 깊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에 장착된 핵연료봉은 이란에서 처음으로 개발됐으며 이 원자로는 계속 가동될 것이라고 이란 관영 통신은 전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직접 테헤란의 핵 연구소에서 자국내에서 생산된 핵연료봉을 연구용 원자로에 장착하는 장면을 지켜봤다.
이란은 지난달 핵발전소에 사용할 연료봉을 성공적으로 제작해 시험 가동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또 중부 지역의 나탄즈 핵 시설에서 제4세대의 원심분리기를 작동시켰다고 공개했다. 이 핵 시설에서는 이제 20%의 농축 우라늄이 생산될 수 있다고 DPA통신은 전했다. 기존 이란의 핵시설에서는 농도 3.5%와 4% 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핵무기 제조에 90% 농도의 농축 우라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20% 농도를 생산한 것이 사실 경우 핵무기 개발에 바짝 근접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의 이번 선언은 이란이 외부 지원 없이 핵연료를 자체 개발할 능력을 갖추게 됐음을 세계에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핵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 온 이란과 서방의 대립은 더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즉각 이란의 주장을 일축하고 나섰다.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란의 주장에 대해 "새로운 내용이 없는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눌런드 대변인은 "이란은 협상을 위한 테이블로 돌아오기를 원하면서도 핵 역량에서 엄포를 놓을 필요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란의 핵 역량 주장을 협상용이라고 분석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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