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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시골국수?···한가락 하는 맛 좀 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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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맛 여행-진주온면&의령소바

뭐, 시골국수?···한가락 하는 맛 좀 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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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기자]김이 무럭무럭 피어 오르는 국물에 탱탱한 면발이 한 가득이다. 각종 야채에 수십가지의 고명이 눈맛부터 행복해진다. 후루룩 목젓을 타고 넘는 쫄깃한 면발에 가슴이 후련하다. 국물 한모금까지 들이키고 나면 '캬~'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우리국민들만큼 면을 좋아하는 국민도 드물것이다. 요즘처럼 막바지 동장군이 기승을 부릴라치면 따끈한 국물에 말은 국수 한 그릇이 간절하다.

이왕이면 지역의 특별한 맛이 물씬 묻어나는 국수라면 더 좋다. 인터넷이 전국 방방곡곡 연결되니 산골에 틀어박힌 마을의 맛집까지도 찾아낸다. 그러니 우리가 모르는 지방 별미가 없다고 믿을 정도다. 하지만 꼭 그런것만은 아니다.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를 이용해 그 지역 주민들의 고유한 입맛에 따라 개발된 특화된 그런 음식이 있다.


경상남도 진주와 의령에 가면 지역 이름을 당당하게 내건 특별한 국수를 만날 수 있다. 바로 '진주온면'과 '의령소바'다.

# 진주온면-15일 발효 해물육수에 16가지 고명의 조화
'진주온면'을 맛보기 위해 진주 서부시장으로 찾았지만 허탕을 쳤다. '진주온면'을 만드는 '진주냉면'집이 이사를 했단다. 새롭게 터를 잡은 곳은 이현동. 간판도 하연옥으로 바꿔달았다.

뭐, 시골국수?···한가락 하는 맛 좀 볼래 옛 진주장날 풍경


60여 년 전 진주의 나무전거리(지금의 중앙시장)에서 냉면 장사를 시작했던 황덕이 할머니의 진주냉면은 냉면으로 유명한곳이다. 허영만화백의 '식객'에도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냉면과 달리 온면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온면은 진주지역에서 오래전부터 먹어오던 밀국수를 바탕으로 고증을 통해 '진주온면'을 되살려 놓은 것. 그 만큼 아는사람들만 찾아 먹는 지역의 별미다.


온(溫)면은 쉽게 말해 뜨거운 육수에 만 국수다. 흔히 멸치로 맛을 낸 잔치국수와 비교되지만 '진주온면'은 전혀 다른 육수맛을 낸다. 바로 해물이다.


황태, 바지락, 멸치, 새우, 홍합 등 다양한 해물과 함께 소사태 등 각재료의 특성을 살려 육수를 끓여낸다. 가장 중요한것이 재료 비율과 불 조절이다. 이렇게 우려낸 육수는 15일간 항아리에서 숙성해 발효시킨다. 이 과정에서 비린내가 제거되고 갈색빛의 맑고 풍미가득한 육수가 탄생된다.

뭐, 시골국수?···한가락 하는 맛 좀 볼래


1차 육수를 장기간 저온숙성시켜 깊은 맛을 더해 다시마, 무, 파 등으로 2차 육수를 만들어 1차 육수에 희석해 쓴다.


'진주온면'은 입맛을 보기전부터 눈맛부터 행복해진다. 고명으로 느타리벗섯, 송이버섯, 목이버섯, 숙주나물, 불고기 등 16가지의 재료가 푸짐하다. 웰빙음식이 따로없다.


산청에서 재배된 조선밀로 만든 면은 우동면보다는 얇아 씹는 식감이 좋다. 약간 칼칼한 맛도 있지만 버섯이나 채소 등 풍성한 고명에 싸 먹는 면발은 환상이다. 온면에는 불고기도 듬뿍 얹는다. 면만 먹으면 아쉬운 뱃속을 달래기 위함이란다.


한낮에도 맹추위를 느끼는 요즘 '진주온면'은 이름 그대로 따뜻함이 물씬 묻어나는 음식이다.


행여 밥을 먹어야 속이 편한 사람이라면 면 대신 밥을 넣은 온반도 좋다. 고명이 조금 다르지만 해물 녹두빈대떡을 중심에 올린다.

뭐, 시골국수?···한가락 하는 맛 좀 볼래 진양호노을


한양에서 내려온 한량들이 기생들과 어울려 입가심으로 먹었던 대표적인 음식인 '진주냉면'도 맛보자. '진주냉면'은 조선의 2대 냉면으로 평양냉면과 함께 꼽힐 만큼 유명하다.


'진주냉면'은 고기 육수를 사용하는 평양냉면과 달리 멸치,홍합,문어,바지락 따위 해산물을 끓인 물과 조선간장으로 육수를 만든다. 면은 고구마 전분을 사용해 평양냉면보다 쫄깃하다. 고명으로는 채 썬 육전을 쓴다.


육전은 쇠고기 양지머리와 등심에 달걀물을 입혀 부쳐낸 것이다. 면과 함께 씹으면 고소한 감칠맛이 난다.


# '의령소바'-일본식 아니죠···따뜻한 해물육수에 쫄깃한 면발 환상
봄을 찾아 나선길이였지만 동장군의 심술에 남녘땅 어디에도 봄소식은 아직이다. 얼굴을 할퀴는 찬바람을 뒤로 하고 의령읍내에 있는 한 식당문을 열고 들어섰다.

뭐, 시골국수?···한가락 하는 맛 좀 볼래 의령소바(오른쪽)와 냉소바


김이 무럭무럭 오르는 국물에 거무스름한 국수가 그릇에 가득 담겨 나온다. 의령 사람들이 자랑하는 '의령소바'다. 소바는 일본말이니 '메밀국수'라고 해야겠지만 의령땅 사람들은 그냥 '의령소바'라고 부른다. 일본의 영향은 받은건 사실이지만 '의령소바'는 일본식 소바와 현격한 차이가 있다.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건너갔던 사람들이 해방 뒤 고향으로 돌아올 무렵, 의령군 부림면 신반마을의 한 할머니가 일본에서 메밀소바를 배워와 이웃 사람들에게 대접했던 음식이다. 사람들이 좋아해 장터 골목에서 장사를 시작하면서 의령의 대표 국수로 자리잡았다. 쓰유(장국물)에 적셔 먹는 일본식 메밀소바와 달리 의령 메밀소바는 따뜻한 국물에 말아 먹는다.


의령상설시장 뒤쪽에 있는 원조집 '다시식당'에서 '소바'를 주문했다. 메뉴는 '소바', '비빔소바', '냉소바' 딱 셋이다.

뭐, 시골국수?···한가락 하는 맛 좀 볼래 의령별미 망개떡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고 추위가 달아날것 같은 '소바' 국물을 한입 들이켰다. 멸치와 다시마를 우려 단맛이 나지만 뭔가 독특하다. 버섯 냄새가 향긋하게 올라오는데, 그게 아니었다. 멸치와 다시마만으로 낼 수 없는 깊이가 숨어 있다.


'의령소바'는 멸치를 충분히 넣어 3~4시간 이상 푹 달인 다음 국물에 메밀로 빚은 국수 면발을 삶아 일주일 정도 졸인 쇠고기 장조림을 잘게 찢어 곁들여 만든다.


우리 전통 고명이 음양오행설을 바탕으로 오색인 것과 같이 소바에도 붉은색 장조림과 녹색 시금치, 노란 깻가루, 흰색 파 밑단, 검정색 김 가루 등을 올린다. 이 맛이 매우 독특해 오래 전부터 별미로 꼽힌 이유다. 화학조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국물 맛은 시원하고 깔끔하다. 굵직하게 썰어놓은 깍두기와 함께 한 끼 식사뿐만 아니라 새참으로도 손색이 없다.


소바가 최고지만 이냉치냉 냉소바도 만만찮다. 소 사골을 푹 곤 국물을 사용해 냉면과는 다르지만 나름 완성도 높은 맛을 낸다. 여기에 찬물에 '빤' 메밀국수를 말고 편육과 삶은달걀, 배, 무김치 따위를 얹어 낸다.

뭐, 시골국수?···한가락 하는 맛 좀 볼래 한우산드라이브길


'국수'로 배를 채웠는데 좀 허전하다면 의령의 또다른 별미인 망개떡으로 마무리하자. 떡이 아주 차지고 팥소도 간이 살짝 돼 있어 달콤하다.


또 '의령에 와서 국밥을 먹어보지 않고 의령을 다녀갔다는 말을 하지 말라'는 말 이 있을 정도로 장터 쇠고기국밥은 외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진주ㆍ의령=글ㆍ사진 조용준 기자 jun21@asiae.co.kr


◇여행메모
△가는길=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해가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서진주IC를 나와 산청방면으로 가면 하연옥(진주냉면)이 나온다. 의령소바는 진주IC에서 남해고속도로 부산방면으로 진입해 20여분 달려 의령IC를 나와 읍내로 가면된다.


△어디서 맛볼까=의령소바의 원조집으로 불리는 다시식당(055-573-2514)은 소바와 비빔소바, 냉소바를 낸다. 보통(소)이 6000원, 대자가 8000원이다. 다시식당외에도 여러집이 소바를 판다. 망개떡은 남산떡방앗간(055-573-2422), 쇠고기국밥은 종로식당(055-573-2785)이 유명하다. 진주냉면 하연옥(055-746-0525)의 온면과 온반은 7000원, 물냉면은 7000원, 대자가 8000원, 비빔냉면은 7000원, 대자가 9000원이다.


△볼거리=진주는 임진왜란당시 진주대첩의 격전지인 진주성은 꼭 들러보자. 깔끔하게 정리된 성곽투어도 좋지만 야간에 성벽에 설치된 조명으로 한층 더 운치가 있다. 논개가 왜장을 안고 떨어진 의암바위도 놓치지말자. 낙조가 아름다운 진양호와 중앙시장의 꿀빵도 맛보자.


의령은 드라이브코스로 환상인 한우산을 비롯해 찰비계곡, 일붕사,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의 생가 등도 찾아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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