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해품달> vs <해품달>│궁중 로맨스가 사랑을 소비하는 방식

시계아이콘04분 05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드라마에서 첫사랑의 힘은 참으로 강력하다. 세월이 얼마가 흐르건 간에 기어코 남녀 주인공들을 다시 만나게 하고, 그 어떤 훼방꾼도 침범하지 못할 결계를 쌓는다. 그렇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첫사랑인 훤(김수현)과 연우/월(한가인)은 해피엔딩을 맞이할 자격을 획득해놓고 사랑의 여정을 시작한다. MBC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에서 이들을 방해하는 갖가지 계략은 결국 ‘합방’의 그 날을 좀 더 극적인 이벤트로 포장하기 위한 데코레이션일 뿐이다. 궁중의 암투도, 대신들의 음모도, 왕의 합방을 지지하거나 저지하기 위한 수단인 이 기이한 사극을 ‘TV vs TV’에서 조명했다. 조지영 TV평론가는 <해품달>이 가진 로맨스 장르물로서의 미덕에, 위근우 기자는 사랑을 자기변명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남자 주인공들에게 주목했다. /편집자주


기억상실의 테마는, <인어공주> 이후 숱한 멜로 드라마의 단골 아이템이었다. 특히 한국 드라마에서는 교통 사고가 나면 외양은 멀쩡하나 기억만 왔다 갔다 하는 선남선녀들의 숱한 눈물들이 있었다. 잃은 기억이 언제쯤 돌아올지, 기억의 조작을 지휘하거나, 기억 상실로서 혜택을 입은 세력들은 언제쯤 벌을 받을 지가 시청자들의 오랜 관심사였다. 그러나 현대물의 기억 상실 테마가 그 특유의 진부함으로 잊혀질 때 즈음, <해품달>이 진부함은 빼고 애틋함만을 더해 나타났다.

작정하고 사랑에만 집중하는 궁중 로맨스


<해품달> vs <해품달>│궁중 로맨스가 사랑을 소비하는 방식
AD

<해품달>의 기억 상실은 아마도 KBS <겨울 연가>이래 가장 효과적인 기억 상실일 것이다. 사실 연우(한가인)가 연우이면서 월의 인생을 사는 구도는, <겨울 연가>의 준상(배용준)이 민형으로 살아가며 겪는 혼란과도 유사하다. 이런 ‘작정한’ 로맨스 아이템이 어색하지 않은 것은 <해품달>이 본격 멜로 사극이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는 다른 야심은 없이, ‘궁중 로맨스’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묵묵히 전진한다. 그 동안 사극이 멜로를 다뤘던 비중과 태도 면에서 획기적인 변화다. 다들 한복을 입고 의관을 둘렀지만, 드라마는 가벼워지고 단순해졌다. 오직 사랑만 남고 다른 것들은 배경으로 남는다. 그래서 왕이 특별히 하는 일이 없어 보여도 어색하지 않고, 외척을 비롯한 노회한 신하들과 대왕대비는 그저 사랑의 장애물로서만 기능하지만 이상하지 않다. 거기에 ‘전하지 못한 편지’ 같은 클래식한 멜로의 소품이 더해져, 낭만성은 극대화된다. 가상의 왕을 설정하고, 굳이 그것을 <궁>처럼 현대로 끌어오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선선히 설득되고 있다. 팩션 사극의 토양이 그만큼 두터워졌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합방 이벤트 외에 <해품달>은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기억상실이라는 단골 소재가, ‘클래식 사극 멜로’의 정체성을 밝혔다면, 그 대척점에 있는 또다른 필살기는 여주인공의 ‘어장 관리’ 그리고 유예되는 성적 욕망이다. 놀랍게도 이것은 뱀파이어 로맨스 <트와일라잇>시리즈에도 그대로 관통되는 패턴이다. 월은 그것이 운명이든 성격이든 여러 남자들의 마음을 쥐고 흔든다. 만인지상의 왕이라면, 누구와 잘 것인지도 쉽게 결정할 수 있을 것 같지만, 훤(김수현) 은 망설인다. 그의 난감한 표정이야말로 ‘합방’을 단순한 정치 행위나 왕실의 대업만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증거나 다름 없다. 이 정서는 고래로 여자들의 것이었다. 게다가 훤이 중전(김민서)에게 내 뱉은 “내 마음은 가질 생각을 말라”류의 대사 또한 대체로 여자들의 대사였다. <해품달>은 특히, 여성들이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 순진한 민화공주(남보라)와 교활한 중전이나 마찬가지다.

결국 권력 관계로 보면 중전에게, 애정 관계에 있어서도 월에게 때때로 열위에 있는 듯한 이 생소한 왕이, <해품달>의 정점에 있다. 일찌감치 성인이 되었지만 왕도, 중전도, 월도 모두 누구와도 함께 잔 적이 없다는 기묘한 정황은, ‘합방’에 대한 관심도를 극대화시킨다. 온갖 이유로 유예되고 있는 합방 이벤트는,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핵심 엔진이기도 했다. 여자 시청자들은 월에게 감정이입 하지는 못해도 훤의 행복을 바란다. 다 가진 것 같지만 아무것도 갖지 못한 남자, 다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아무것도 못하는 이 남자의 심간의 고통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여자를 어려움 속에서 구하고, 행복을 찾아주는 ‘왕자님’은 사라졌다. 언제부턴가, 자연스럽게 구원의 대상과 주체가 역전되고 있는 것이다. SBS <시크릿 가든>의 길라임이 김주원을 구했듯, 그렇게 월도 훤을 구할 수 있을까? 극의 중반을 지나가고 있는 지금, ‘누가 세자빈이 되고’, ‘언제 누구와 잘 것인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과거 속을 헤매는 연인들은 현재로 돌아와야 하고, 열세 살, 열일곱의 사랑도 나이를 먹어야 한다. 슬픈 눈빛 클로즈업과 절절한 배경음악 외에도 <해품달> 보여줘야 할 것이 아주, 많다.
글 조지영


“이곳이 바로 궐내에 있는 가장 큰 구멍이다.” 백성들의 목소리가 자신에게 닿지 않도록 상소를 집어삼키는 승정원의 문제점에 대해 왕 이훤(김수현)은 일갈했다. 하지만 가장 큰 구멍은 사실 그의 마음속에 나있다. <해품달>의 ‘해’ 훤은 밤마다 연우의 죽음을 떠올리며 잠 못 이루고, 현재의 중전 보경(김민서)에게 마음을 주지 않는다. 사랑하는 대상이 세상에 없기에 빈자리가 생기는 건 당연하지만, 8년이 지나도록 마음의 구멍이 유지되는 건 그 자리를 채운 고집 때문이다.


훤이 연우를 잊지 않는 이유


<해품달> vs <해품달>│궁중 로맨스가 사랑을 소비하는 방식

월(한가인)과의 첫 만남부터 “이전에 나를 만난 적이 있는 것이냐”라 묻는 훤도, 연우의 오빠 허염(송재희)에게 “내 기억 속의 자네 누이는 여전히 열세 살이군”이라 말하는 양명(정일우)도 훼손되지 않은 형태의 기억으로 연우의 빈자리를 마음속에 지킨다. 하지만 그곳을 채울 수 있는 여자는 정작 기억을 잃었다. 월에게서 연우를 찾아내려는 훤의 다그침은 “저를 통해 누구를 보고 계십니까”라는 대답만을 얻을 뿐이다. 상대방에게 없는 것을 내 놓으라는 건 관계의 흔한 폭력이지만, 첫 만남부터 이어진 훤의 확인은 훨씬 강박적이다. 그것은 월에 대한 확인인 동시에,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은 눈앞의 월이 아닌 과거의 연우라는 것에 대한 반복적인 자기 확인이기도 하다. 월에게 가까이 오지도, 멀어지지도 말라는 훤의 말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지금 이곳에서 함께 하고 싶은 대상은 월이지만, 그에 대한 마음이 연우에 대한 기억을 대체해선 안 된다. 그것은 지켜야 할, 일종의 정신적 순결이다.


첫사랑에 대한 순정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조선의 왕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훤에게 순정이란 가치는 좋은 알리바이가 된다. 어린 훤(여진구)에게 대왕대비(김영애)는 “세자가 움직여 행복해진 사람이 누구입니까. 그 아이(연우)가 불행해진다면 세자 때문”이라 말한다. 사실이다. 아리(장영남)는 연우에 대해 태양을 가까이 하면 안 된다 말했지만, 모함을 사 죽은 의성군처럼 왕의 곁에 있다는 건 본디 위험한 일이다. 하여 의도하지 않은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지는 게 왕의 몫이다. 허나 훤은 신료들을 냉소하되 자신이 책임질 만큼의 실천을 하진 않는다. 자기 때문에 죽은 첫사랑은 그의 우유부단함을 정당화한다. 훤은 보경에게 “그대와 그대의 가문이 원하는 모든 것을 얻게 될 것이나 내 마음까지는 바라지 마시오”라 한다. 이것은 얼핏 꼿꼿한 자존심처럼 보이지만, 뒤집어보면 마음 외의 모든 것을 내주겠다는 패배의식을 순정의 수사학으로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 자신이라면 목숨을 바쳐 연우를 구했을 것이라던 어린 양명(이민호)의 외침도 마찬가지다. 다른 모든 것은 훤에게 뺏긴 그가 그리 자신하는 건, 연우가 세상에 없기에 그 말을 책임지지 않아도 되어서다. 고결한 사랑이기에 빈자리를 기억하는 게 아니라, 부재하기에 고결하게 기억되는 것이다.


남자 주인공들은 나르시시즘과 판타지에서 깨어나라


훤과 월, 혹은 양명과 월 사이에 애틋한 대사와 눈빛이 오가는 순간에도 <해품달>의 로맨스가 모호하게 느껴지는 건, 이처럼 사랑의 대상이 모호해서일 것이다. 두 태양의 사랑은 자신에 대한 정당화로 이어진다. 전 상선 내관의 자살에 대해 “오늘 나로 인해 한 사람이 죽었다”고 고백하던 훤이 월을 통해, 혹은 월에 투영한 연우를 통해 듣고 싶었던 건 결국 “전하 탓이 아니옵니다”라는 대답이다. 이는 앞서 인용한 대왕대비의 질책의 반명제이자 <해품달>에게 요구되는 지점이다. 이 위로는 지고지순한 여인의 그것과는 달리 훨씬 강하고 주체적인 것이다. 하지만 네 탓이 아니라 말해주고 품어주는 달의 위로는 결국 자기가 일으킨 불길을 무책임하게 바라보는 태양을 정당화해줄 뿐이다. 즉 사랑의 서사를 통해 책임을 회피하려는 나르시시즘이자, 또 다른 형태의 달콤한 판타지다. 그래서 <해품달>을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인 운명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결국 냉소(훤)하거나 회피(양명)하지 않고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는 남자주인공들의 각성뿐이다. 또한 그것만이 사랑을 목적이 아닌 자기변명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가짜 로맨스를 극복하는 방법일 것이다.
글 위근우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위근우 기자 eight@
10 아시아 글. 조지영(TV평론가)
10 아시아 편집. 이지혜 seve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2606:30
    AI 산업 살리려면 '한국형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제도 나와야
    AI 산업 살리려면 '한국형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제도 나와야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 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 중인 주 52시간 근무

  • 25.12.2506:30
    "일주일 100시간 일하면 2억 드립니다"…'시간제한' 없이 개발 가능한 미·영·일
    "일주일 100시간 일하면 2억 드립니다"…'시간제한' 없이 개발 가능한 미·영·일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 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 중인 주 52시간 근무

  • 25.12.2206:30
    "한국, 주 52시간 고집하다간 경쟁력 잃고 뒤처진다"…경고 날린 AI업계
    "한국, 주 52시간 고집하다간 경쟁력 잃고 뒤처진다"…경고 날린 AI업계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 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 중인 주 52시간 근무

  • 25.12.2107:00
     "이 업종은 연장근로 못 씁니다"…전쟁터의 시간, 52시간에 갇히다
    "이 업종은 연장근로 못 씁니다"…전쟁터의 시간, 52시간에 갇히다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중인 주52시간 근무제

  • 25.12.2006:30
    AI 기업 80% "칼퇴 하면서 AI 개발 못해"…실리콘밸리 가는 이유 있어
    AI 기업 80% "칼퇴 하면서 AI 개발 못해"…실리콘밸리 가는 이유 있어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 중인 주52시간 근무제

  • 25.12.2411:00
    부산·서울 무연고사 전국 최다…고령자 많은 구도심 집중
    부산·서울 무연고사 전국 최다…고령자 많은 구도심 집중

    대한민국 국민 10만명당 무연고 사망자 수는 평균 10.1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의 4.15명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특히 부산과 서울 등에서 무연고 사망자 수가 많았다. 24일 아시아경제가 전수조사를 통해 집계한 무연고 지수에 따르면, 전국 평균 무연고 지수는 2021년(4.15)보다 크게 높아진 10.19로 나타났다. 무연고 지수는 10만명당 무연고 사망자 수를 계산한 수치다. 이렇게 산출된 무연고 지수가 10을

  • 25.12.2411:00
    "그래도 장례는 나라서"…고독이 당연한 곳 '부산'
    "그래도 장례는 나라서"…고독이 당연한 곳 '부산'

    지난달 27일 부산 중구 영주동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정재남씨(86). 이웃 주민과 함께 담소를 나누던 정씨는 근처에 연고 없이 혼자 사는 사람이 있냐는 질문에 "여기 계단 내려가면 아흔 넘은 할머니 한 명이 있는데, 아플 때마다 죽겠다고 전화가 와서 거절하기도 뭐하고 가끔 들여다보고 있다"며 "그래도 평일엔 요양보호사란 사람이 와서 밥도 챙겨주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할머니 아들은 어릴 때 죽었고, 일본

  • 25.12.2411:00
    홀로 남은 아버지는 장례지도사를 택했다
    홀로 남은 아버지는 장례지도사를 택했다

    "고시원 총무로 일하면서 홀로 외롭게 떠나가는 이들을 너무 많이 봤습니다." 지난달 27일 부산 동구 범일동에서 만난 박상문씨(57)는 사전 장례주관자 지정 사업에 참여한 사연을 담담하게 설명했다. 사전 장례주관자 지정 사업은 무연고자 등이 생전에 자신의 장례를 맡길 사람이나 단체를 미리 지정하는 제도다. 사후에 발생할 수 있는 행정적 혼란을 막고 고인이 존엄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박씨는 올해 6

  • 25.12.2311:00
    아무도 오지않는 5호실의 적막…'가족도 거부' 세상에 없던 듯 외롭게 갔다
    아무도 오지않는 5호실의 적막…'가족도 거부' 세상에 없던 듯 외롭게 갔다

    지난달 5일 오전 강원도 원주의료원 장례식장은 상주와 조문객들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가장 작은 빈소인 5호실은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이곳에는 고(故) 권모씨의 빈소가 영정사진도 없이 차려져 있었다. 조문객은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빈소 옆 식당에도 불은 꺼져 있었다. 기자는 비어있던 제사용 향로에 첫 번째 향을 피운 뒤 권씨를 조문했다. 빈소 앞 의자에 앉아 기다리기를 30분, 지역 봉사단체 회원 3명이

  • 25.12.2311:00
    연고자 있어도 무용지물…34%가 시신 인수 거부·무응답
    연고자 있어도 무용지물…34%가 시신 인수 거부·무응답

    최근 약 5년간 발생한 무연고 사망자 10명 중 3명은 연고자가 있음에도 시신 인수를 거부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아시아경제가 2021년부터 올해 5월까지 전국 지방자치단체 무연고 사망자를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경찰이나 지자체에서 연고자에게 연락했으나 무응답 또는 시신 인수 거부·기피로 무연고자가 된 사망자는 시신 위임자가 확인되는 2만1896명 중 7336명(33.5%)이었다. 무연고 사망자는 가족 등 연고자가 아예

  • 25.12.1606:40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606:30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406:30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306:30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206:40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2612:13
    진중권 "이준석은 리틀 트럼프, 한동훈은 정치 감각 뛰어나"
    진중권 "이준석은 리틀 트럼프, 한동훈은 정치 감각 뛰어나"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진중권 동양대 교수(12월 23일)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진중권 동양대 교수 모시고 최근 정국 상황 관련해서 촌철살인 진 교수님의 비평 듣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진중권 : 예, 안녕하십니까. 소종섭 : 최근

  • 25.12.2309:51
    박원석 "대통령이 지방선거 판 중심에 떠오르고 있다"
    박원석 "대통령이 지방선거 판 중심에 떠오르고 있다"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12월 19일) 소종섭 :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수사'가 빠르게 진행됩니다. 한학자 총재의 전 비서실장도 조사했고, 전재수 전 장관도 소환 조사했습니다. 전체적인 수사 흐름, 또 향후의 전개 상황 어떻게 봅니까? 박원석 : 일단 공소시효 논란도 좀 의식하는 것 같고 일각에서

  • 25.12.1810:59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정부 부처 업무 보고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은 국방부 보훈부 방사청 등의 업무 보고가 진행된다. 업무 보고가 생중계되는 것에 대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 보고가 이루어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참모들과 대통령과 같이 일했던 이들이 말하는 '이재명 업무 스타일'은 어떤 것인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