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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조 '돈폭탄' 어디로 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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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이는 부동자금…경제리스크 핵심 변수
증시ㆍ부동산 호조 기미 보이면 쏠림현상 우려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600조원이 넘는 단기 부동자금이 금융시장을 떠돌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막대한 자금이 단기 금융상품을 전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단기자금은 일종의 '시한폭탄'으로 증시나 부동산 등 한 곳으로 쏠릴 경우 자산 버블을 형성한 뒤 일시에 터져 위기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현금통화ㆍ요구불예금ㆍ수시입출금식예금(MMDA)ㆍ머니마켓펀드(MMF)ㆍ종합자산관리계좌(CMA)ㆍ양도성예금증서(CD)ㆍ환매조건부채권(RP)ㆍ6개월 미만 은행 정기예금 등 단기부동자금 규모는 632조5000억원에 달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초만 해도 500조원 안팎이었으나 위기 이후 정부와 한은의 유동성 공급 등으로 2009년 8월 600조원을 넘어선 뒤 2009년말 634조9000억원, 2010년말 630조4000억원 등 최근 2년여간 600조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단기부동화된 상태로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이 같은 단기부동자금이 한쪽으로 쏠릴 경우 버블 형성이나 시장 왜곡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 부동자금이 (부동산이나 증시 등) 한쪽으로 쏠릴 경우 다른 쪽 시장의 유동성이 급격히 줄면서 가격이 급락하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돈을 풀고 있고 저금리가 유지되고 있어 현재로서는 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언제든 쏠림현상이 나타나면서 버블을 형성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중금리가 낮아 예금금리에 만족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단기 금융상품에 돈을 쌓아두고 언제든 갈아탈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교란 위험이 잠재해 있는 셈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위기 이후 금융시장과 실문 간 연결 고리가 약해지면서 부동자금이 많이 늘었는데 경기가 회복되면 이 돈들이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 경우 돈이 쏠린 쪽의 자산 가격이 급격히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임 연구위원은 "아직은 부동산 등에 투자 수요가 거의 없기 때문에 쏠림으로 인한 자산 버블에 대한 경계심이 덜하다"고 부연했다. 아직은 잠잠하지 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단기 부동자금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데다 주식시장도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국내외 경제ㆍ금융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 한 부동자금은 금융시장을 배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 연구위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단기부동자금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대내외 상황이 계속 불확실하니 이 추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반면 단기 부동자금 증가를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갈 곳을 잃은 투자자금 외에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자연히 기업들의 결제성 자금 등이 많아진 탓도 있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시중에 떠다니는 부동자금은 MMDA 등 기업 자금이 많다"며 "기업의 경우 세금 등 결제성 자금을 단기 금융상품에 맡긴다"고 말했다. 단기자금이 모두 다 부동자금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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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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