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이태리의 명품 오토바이 제조사 두카티가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당초 예정했던 홍콩 증시 상장은 없던 일이 될 전망이다. 벌써부터 인도와 독일기업들이 이 럭셔리 슈퍼 오토바이 제조사를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두카티를 소유한 사모펀드(PEF) 인베스트인터스트리얼이 약 10억파운드(16억달러)에 보유 지분을 매각할 계획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인베스트인터스트리얼 PEF의 최초 투자금에 비해 3배에 달하는 것이다.
안드레아 보노미 인베스트인터스트리얼 회장은 "두카티는 현재 완벽하다. 하지만 미래의 성장을 위해서는 세계적 수준의 파트너가 필요하다"며 매각 추진의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올해내로 매각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유럽 최대의 PEF중 하나인 인베스트인더스트리얼은 지난해만해도 두카티를 홍콩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도이치뱅크와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선정했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9억파운드(1조5825억원)를 조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경쟁기업이나 대형 자동차 업체에 매각하는 것이 두카티의 브랜드 가치를 더욱 늘리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두카티는 86년 역사의 오토바이 업체로 연간 4만대의 판매고와 스포츠 오토바이 시장에서 9%의 시장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영국 윌리엄 왕자와 같은 유명 인사들이 즐겨타며 디자인의 우수성과 역동적인 이미지로 잘 알려져 있는 럭셔리 오토바이다.
보노미 회장은 "아시아와 유럽 및 미국의 기업들이 두카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매각에 관계된 한 관계자는 한국의 쌍용차를 인수한 인도의 마힌드라와 독일의 폭스바겐, BMW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BMW는 이미 오토바이 업체로서도 충분한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폭스바겐의 페르디난드 피에히 회장은 자동차 왕국 건설의 마지막 단계로 오토바이 업체의 인수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왔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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