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외국연수 계획했다가 취소된 뒤 실·과에서 받은 30만~50만원 안 돌려줘 논란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30만원 봉투면 돌려보내고 50만원이면 받았다.”
대전시의회가 ‘장도금(壯途金) 문제’로 얼굴을 구겼다. 공무 국외연수를 계획하면서 공무원들로부터 장도금을 챙겼고 연수가 취소된 뒤 나몰라라 하다 논란이 일자 돌려주는 촌극이 벌어졌다.
공직사회가 깨끗해지면서 일명 ‘돈 봉투’ 문화가 많이 사라졌으나 대전시의회는 아직도 옛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전시의회는 산업건설위원회와 교육위원회 소속의원 12명과 직원 4명이 지난 8~15일 프랑스, 포르투갈, 스페인 등을 돌며 공무국외연수를 계획했다.
프랑스국적 에어프랑스기로 가려던 연수는 항공사직원들의 파업으로 무기한 늦춰졌다.
이 과정서 일부 의원들이 대전시공무원들로부터 해외연수에 따른 장도금을 챙겼다.
장도금은 시·도의회 의원들이 외국연수를 떠날 때 상임위원회에 속한 실·국에서 술값과 식사비 등을 보전해 주기위해 돈을 모아 주는 것을 일컫는다.
상납비는 실·국의 업무추진비에서 나왔다. 한 시청직원은 “30만원을 봉투에 넣어갔더니 (의원이) 안 받고 화를 냈다”면서 “50만원으로 늘려 줬다”고 말했다.
업무추진비는 행정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규칙(행정안전부령 제134호, 2010년 4월21일 개정)에 따라 정해진 항목대로 써야 한다. 장도금은 이 규칙에 없다.
지역여론이 장도금 문제를 다루고 시민단체서도 이를 지적하는 논평을 내자 의원들은 받은 장도금을 돌려줬다.
김경시 대전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은 “시의원으로서 불미스러운 일로 시민들께 심려를 끼쳐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