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지난해 4분기 GDP 0.4% 감소 예상
伊 경기침체 재진입..獨·佛도 마이너스 성장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유로존 경제가 지난해 4분기에 10개 분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존 3위 경제대국인 이탈리아는 2개 분기 연속 국내총생산(GDP)이 줄어 공식적인 경기침체 재진입을 알릴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존 1, 2위 경제대국인 독일과 프랑스도 마이너스 성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존 경제가 2년여 만에 다시 마이너스 성장 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장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헤지펀드계의 대부' 조지 소로스는 유럽 경제가 일본처럼 잃어버린 10년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오는 15일 공개될 유로존의 지난해 4분기 GDP가 전기 대비 0.4%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대로라면 유로존은 2009년 2분기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당시 GDP는 0.2% 감소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의 지난해 4분기 GDP는 전기 대비 각각 0.3%, 0.2%, 0.6%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은 GDP가 4.0% 줄었던 2009년 1분기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이며, 프랑스는 2개 분기만에 다시 마이너스 성장하는 거이다. 프랑스 GDP는 지난해 2분기 0.1% 감소 후 3분기에는 0.3% 증가로 돌아선 바 있다. 이탈리아 GDP는 지난해 3분기에 이미 0.2% 감소를 기록한데 이어 4분기 추가 감소해 공식적으로 경기침체 재진입을 알릴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적으로 2개 분기 연속 GDP 감소는 경기침체에 빠진 것으로 간주된다.
앞서 유로존 6위 경제국인 벨기에가 유로존에서 처음으로 공식 경기 침체에 재진입했다. 지난 1일 벨기에 정부는 지난해 4분기 GDP가 0.2% 감소했다며 3분기 0.2%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줄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가 다시 침체에 빠져들면서 세수 감소 등으로 인한 재정 불확실성이 다시 한번 고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해 말 7%를 넘었지만 최근 5.5% 수준으로 하락하며 이탈리아 금융시장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0일 유럽에서 장기 침체(스태그네이션) 상황은 앞으로도 수년간 피할 수 없는 생활 여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NYT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동성 공급 대책 덕분에 최근 유로존 붕괴에 대한 위기감은 크게 줄었지만 향후 저성장 국면이 장기화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그리스가 결국 유로존 탈퇴 이외에 대안이 없게 된다면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도 ECB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 등의 대책은 일시적으로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유로존에 필요한 '구조적 수술(structural surgery)'은 아니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S&P는 지난 10일 이탈리아 신용 위기는 계속된다며 34개 이탈리아 은행의 신용등급을 무더기 강등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올해 GDP가 0.5%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IMF는 2.2%나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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