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건설사들의 마케팅 전략이 다양해지고 있다. 계약금 정액제, 중도금 이자후불제·무이자, 발코니확장비 무료 등 금액 부분에 한정됐던 기존과 달리 수요자 입장에서의 마케팅이 주를 이룬다.
지난해의 경우 소형면적의 대형화를 불러온 ‘소형면적 4bay’화와 수익과 거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부분임대형’등 평면전략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부분임대형은 이슈만 됐을 뿐 계약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고가 명품, 자동차, 리조트이용권, 건강검진서비스 및 입주체험 등 일회성에 그치는 경품이벤트도 한계를 보였다.
이기점 이삭디벨로퍼 팀장은 “일회성에 그치는 전략으로는 계약이 어렵다”며 “분양시장에서 남보다 앞선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전략은 필수”라고 전했다.
▲평면 진화
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2차는 미분양으로 골머리를 앓아온 김포한강신도시에서 이례적으로 96%의 높은 계약률을 기록했다. 지난 1월초 견본주택을 정리하고 일부 잔여세대만 남은 상태다.
반도건설의 성공적인 마케팅은 ‘평면혁신’이다. 소형면적의 대형화 바람을 일으킨 첫 번째 단지로 소형에서 공급하기 어려운 4bay구조와 욕실 2곳에 욕조를 설치했다.
또한 양산시 물금택지지구 양산반도유보라3차 역시 계약률이 95%를 웃돌고 있다. 투자보다는 실속을 챙기는 알뜰한 청약자들이 까다롭게 선택한 결과다. 반도건설은 물금택지지구 46블록에 양산반도유보라4차도 공급할 예정이다.
▲“현금을 돌려줍니다”
신일건업은 강원도 원주시 우산주공을 재건축 한 ‘신일유토빌’에 캐시백(Cash-Back)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계약자에게 계약금 5% 중 3%를 다시 되돌려주는 제도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59㎡를 계약하려면 실제 300만원 정도만 있으면 된다.
신일유토빌은 원주지역의 장기 미분양 사태 속에서 98%의 높은 계약률로 선전했다. 초기비용이 최소화된 덕분에 자금력이 부족한 청약자를 끌어냈다는 평가다. 올해 2월 입주를 앞두고 일부 저층 물량의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현대산업개발도 경기 고양시 삼송동에서 분양 중인 ‘삼송아이파크’ 캐시백제도를 적용했다. 계약 즉시 특별 분양금 100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한다.
▲부분임대형, 계약은 ‘글쎄’
1~2인 가구와 수익형 부동산의 증가로 한 지붕 두 가족 형태인 ‘부분임대형’도 새롭게 등장했다. 하지만 지난 8월 분양을 한 ‘신동백서해그랑블2차’의 경우 초기 계약률이 예상외로 부진한 성적을 냈다.
두산중공업이 분양 중인 서울 중구 흥인동의 청계천 ‘두산위브더제니스’, 한진중공업이 공급하는 광명시 ‘광명해모로이연’ 역시 중대형면적에 부분임대형을 공급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102㎡이상에 공급된 물량으로 대형면적을 꺼리는 시장 분위기도 저조한 계약률에 한몫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공공에서도 부분임대형을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LH에서는 부분임대형의 신평면인 ‘투인원(TWO IN ONE)’을 개발해 올해부터 동탄지구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 팀장은 “부분임대형은 전용 85㎡이하로, 대학가나 안정적인 상권이 형성됐을 경우 흑석뉴타운 센트레빌Ⅱ처럼 분양을 마무리 할 수 있지만 위 조건이 충족되지 않고서는 성공을 바라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홈쇼핑 방송마케팅, ‘글쎄’
동부건설은 지난 9월 CJ오쇼핑을 통해 ‘계양센트레빌2차’를 홍보했다. 일반 상품 판매와 달리 계약이 체결되는 것이 아니라 상담만 이뤄진다. 하지만 방송 당시 2000통에 가까운 상담예약 전화를 받는 등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은데 비해 계약으로 직결되지는 않았다.
벽산건설이 시공한 경기도 일산 식사지구 ‘위시티블루밍’도 지난해 2차례에 걸쳐 홈쇼핑 광고를 진행했다. 두 번의 방송 중 1500여통의 상담 전화가 몰리고 500명 이상이 실제 견본주택을 방문했다. 하지만 입주한지 1년이 지났어도 미분양이 남은 상태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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