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자 눈에 맞는 분양가 등 핵심 마케팅이 관건”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비슷한 시기에 분양한 사업장들이 극과 극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입지에서의 조그만 차이와 시장상황을 읽는 분양 담당자들의 심안이 분양성패를 가르고 있는 것이다.
극심한 시장 침체속에서 송도 지역은 철저한 수요분석을 통한 분양 마케팅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올초 분양한 송도 더샵 그린스퀘어의 경우 삼성이 송도에 바이오산업 투자를 선언한 시점에 맞춰 분양시기를 정했다. 특히 수요가 살아있는 중소형 비율을 상향하는 등 치밀한 분양 마케팅을 펼쳐 70%대의 계약률을 기록 중이다. 11월 분양해 청약접수 16건이라는 기록을 낸 뒤 재분양을 선언한 RC2블록 웰카운티 5차와 대조적이다.
시장 전문가는 “웰카운티는 공공아파트임에도 강남권 보금자리주택 수준의 분양가를 책정했고 전용 85㎡초과 물량을 전체의 67%로 공급하면서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그동안 송도지역에 공급된 물량 중 67%가 전용 85㎡초과 물량으로 중대형이 미분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일부 중소형아파트가 5000만~6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은 상황에서 이번 웰카운티 분양실패가 송도 전체의 상황으로 비춰질까 우려된다”고 털어놨다.
이렇다보니 건설업계도 좋은 입지 선정은 물론 수요자 눈에 맞는 분양가를 내놓고 있다. 초기 계약률을 높이기 위한 나름의 전략이다. 분양시장 특성상 미분양 단지로 낙인 찍힐 경우 나머지 물량 판촉까지 영향을 주는 이유에서다.
최근 포스코건설은 12월 분양하는 ‘송도 더샵 그린워크’의 설계변경을 단행했다. 중소형 비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2년만에 송도국제업무단지(IBD)내에 분양한 단지임에도 현 시장상황을 분석한 결과다. 분양가격도 현재 송도IBD지역 내 주변지역 시세수준으로 책정됐다.
수요자를 직접 공략한 마케팅도 있다. 대우건설이 충남 세종시에 내놓은 ‘세종시 푸르지오’는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공무원들의 최대 고민인 자녀교육에 초점을 맞췄다. 단지내 교육특화 마케팅을 펼친 것이다. 이 결과 최고 36.9대 1, 평균 6.3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조그만 입지의 차가 분양성패를 가른 경우도 있다. 경부고속도로를 사이에 둔 동판교와 서판교가 대표적이다. 신분당선이 지나는 동판교의 경우 테크노밸리 개발, 알파돔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탓에 최근 프리미엄까지 크게 올랐다. 현재 전세와 매매가격은 분당신도시를 넘어선 상태로 보평초등학교 주변 전셋값은 4억원 내외로 형성됐다.
입지차에 따른 청약성공 여부는 보금자리주택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강남권과 비강남권의 차이가 극명히 갈리는 사례이기도 하다. 지난 9월 당첨자가 발표된 강남보금자리지구 A1블록 전용면적 84㎡ 주택형의 일반공급 당첨자 커트라인은 서울 2201만원, 수도권 2020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경기도 고양 원흥지구 사전예약 당첨자는 2명 중 1명이 본청약을 포기했을 정도로 외면 받았다. 강남권의 경우 주변 시세보다 최대 70%까지 저렴한 반면 수도권 외곽의 물량은 주변 시세 수준에 불과한 이유에서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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