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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휴무 규제' 이해당사자간 갈등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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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일요일 휴무를 지정하는 조례가 전주시의회에서 통과되면서 대형마트와 지역상인, 소비자, 지방자치단체 등 이해관계자간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대형마트는 영업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볼멘소리를 하고 있고, 지역상인들은 생존권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도 부족하다고 목청을 높이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작 소비자들은 쇼핑시간 제한으로 인해 불편이 클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영세시장 상품의 질 개선과 서비스 확충이 선제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획일적 규제기 때문이다. 또 주말 영업일에 주로 근무하는 대학생이나 주부들의 고용불안도 예상돼 이번 조례안으로 인한 부작용이 확산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아울러 이번 조치가 이해당사자간 갈등만 초래하고 유통산업 전반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주시의회는 지난 7일 '전주시 대규모점포 등의 등록 및 조정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이 조례안에 따르면 전주시에 있는 대형마트와 SSM은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에 문을 닫아야하고, 자정부터 오전8시까지는 영업을 할 수 없게 된다.


지난달 17일자로 시행된 유통산업발전법에서 신설된 '대규모점포등에 대한 영업시간의 제한' 조항에 따른 조치로 전국에서 전주시의회가 처음으로 조례를 제정한 것이다.


그러나 관련업계와 소비자들은 전주를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 각계 각층의 갈등이 불거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만들어진 조례만으로는 누구하나 만족할 만한 해결책이 담겨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입장에서는 당장 영업손실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대형마트의 일 평균 매출은 2억원 안팎인데 주말의 경우 평일에 비해 2배에서 많게는 3배의 매출이 집중된다. 한달에 일요일을 4번으로 가정하면 일요일 하루의 매출은 한달매출의 5%를 차지한다. 산술적으로 매달 10% 안팎의 매출감소를 피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대형마트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대형마트 업계는 신선식품 등의 유통이나 고용문제에 대한 걱정도 드러냈다. 마트 한 관계자는 "유통업체에서 근무하는 직원과 소비자들의 피해가 나올 수 밖에 없다"며 "소비자 불편을 야기하는 것이 아닌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모색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맞서는 지방소상공인의 불만도 만만치 않다. 대형 할인마트가 지역의 상권을 모두 흡수하고 있기 때문. 갈등의 중심인 전주의 경우 인구 65만명의 도시에 대형마트 8개가 영업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대형마트가 치킨, 세탁소 등에서 시작해 보험까지 상품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모든 영역의 상품을 판매하면서 지역상인들이 생존권을 위협받는 상황이다. 조지훈 전주시의회 의장은 성명을 통해 '전국의 자영업자를 몰락시켜온 재벌유통업체의 독식과 횡포를 감안할 때, 영세상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의 취지에 여전히 미흡한 상태'라고 주장 할 만큼 불만이 증폭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소비자들은 소상인들의 입장을 '이해한다'면서도 당장의 불편을 감내하기 힘들 것이라는 반응이다. 박경란(42·주부)씨는 "맞벌이 때문에 평일에 장보기가 힘들어 매주 주말에 대형마트에 장을 보러 가는데 격주로 일요일에 영업을 하지 않는다면 많이 불편할 것 같다"며 "모든 대형마트가 똑같이 같은 날 문을 닫는 것 보다는 돌아가면서 휴무하도록 하는 등 대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남기웅(30·남)씨는 "지나치게 획일적인 규제인 것 같아 답답하다"며 "파트타임 사원이나 아르바이트 등 일자리 때문에 걱정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날 것 같다"고 전했다.


지자체도 곤란한 입장은 마찬가지다. 소상인공을 보호해야 한다는 대명제를 거스를 수 없는 상황이지만 대형마트 영업일수가 줄어들면 세수감소도 불가피해 진퇴양난에 빠져있다. 또 올해 총선과 대선이 잇따라 예상돼 있는 만큼 지역민들의 '표심'을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갈등 구조가 복잡하게 얽혀져 있어 이번 문제는 쉽사리 가라앉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아직 유통산업발전법의 시행령도 나오지 않은 상항인데 지자체가 너무 앞서가고 있다"며 "대형마트 업계도 지역상생이라는 근본적인 취지는 공감하지만 일방적인 규제보다는 상호 조율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형마트와 지역상인, 소비자, 지방자치단체 등 이해관계자간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유통산업이 퇴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이 제한되지만 지역 상인들의 서비스나 가격 경쟁력이 이를 따라 오지 못하고, 이로 인해 소비자들이 선택폭이 제한될 경우 결국 국내 유통산업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상공인은 "영세상인 보호에만 초점이 맞춰진다면 자칫 이번 조치로 인한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며 "좀 더 심도있는 답을 찾는 노력이 더 필요할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윤재 기자 gal-ru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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