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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재무제표 심의, 투명국회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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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재무제표 심의, 투명국회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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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은 국가회계에 있어 매우 중요한 변곡점이다. 2009년 국가회계법 시행으로 도입된 발생주의ㆍ복식부기 회계가 드디어 완성된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올해 5월 국회에서는 51개 전체 중앙정부 부처가 결산심의 자료로 재무제표를 제출한다. 혹자는 이미 다 예고된 것이고 결산보고야 어떤 형태로든 매년 하던 것인데 필자가 왜 이리 호들갑이냐 말하겠지만, 회계업계 종사자로서 감히 '국가재정운용의 패러다임'이 변하는 첫번째 파동이 될 것이라 단언하고 싶다.


무엇보다 현금주의ㆍ국가회계에서는 불가능하였던 재무정보가 발생주의ㆍ복식부기에 의하여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 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필자는 발생주의ㆍ복식부기 재무제표가 국회 결산심의에 추가됨으로써 모든 중앙부처의 자산과 부채(빚)가 낱낱이 공개된다는 데 주목한다.

우리나라 회계는 1960년대 도입된 후 그동안 예산편성, 집행, 결산을 중심으로 집행실적 및 재정 통제의 기능을 주로 했다. 그런데 이것이 발생주의ㆍ복식부기로 바뀌면서 민간 기업과 마찬가지로 국가가 활용 가능한 건물, 땅 등의 자산현황을 파악하고 연금부채, 미지급금 등 미확정된 채무까지 재무제표에 포함해야 한다. 이로써 해당 연도가 아닌 시계열적인 재무현황도 파악되고 더 나아가 중장기적으로 개별 국가정책의 성과와 책임을 확인할 수 있는 회계시스템이 갖춰진 것이다.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성과보고서와 재무제표를 연계해 분석할 수 있다는 것도 의미 깊게 보아야 한다.


성과는 투입된 비용에 대한 효율과 목표 달성 정도에 따라 나타난다. 성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면 평가는 더없이 공정해질 것이다. 그러므로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정책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기준으로 회계정보의 가치는 매우 중요하다. 게다가 국회는 정부평가에 밀접한 기관이다. 우리나라 국회는 매년 320여조원에 달하는 정부 예산심사를 하며 국가재정운용의 투명성을 감시 감독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때 양질의 국가정책을 선별하고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구체적인 정보가 필요하다.

발생주의ㆍ복식부기는 정부정책의 '순원가' 산출을 통해 구체적인 회계정보를 제공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원가-수익=순원가'라는 단순한 산식을 기준으로 예를 들어 보겠다. 첫해에 정부가 저소득층을 위한 육아시설을 500억원 들여 건축했다. 두 번째 해에 운영비로 2억원을 지출했고 사용인원이 2400명이었다면, 육아시설의 감가상각비 10억원+운영비 2억원으로 1인당 육아시설 운영 정책의 '순원가'는 50만원에 해당한다. 이런 회계정보는 저소득층을 위해 지은 육아시설이 효과적으로 사용됐는지 또는 이 정책을 시행해야 할지 비교ㆍ판단하는 데 명확한 정보가 될 것이다.


즉 국민의 세금이 특정 정책에 사용될 때마다 효율성을 따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국가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하는 데 효율성만 따져서는 안 되겠지만 한정된 자원을 합리적으로 이용하는 판단근거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지방 및 중앙부처 단체장들이 외형적인 성과를 위해 시행한 홍보성 정책들이 어느 정도의 '빚'으로 돌아오는지도 계산해 낼 수 있으니, 앞으로 보다 투명한 정책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발생주의ㆍ복식부기 국가회계 정착을 위해 한국공인회계사회에 국가회계기준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국가회계기준에 대한 연구와 정부용역 그리고 국가회계 실무담당자의 교육까지 맡고 있다. 연초지만 눈앞에 다가온 국회 결산보고 때문에 국가회계기준센터의 불은 꺼질 날이 없다. 힘들지만 투명한 회계가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비영리단체까지 확산되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당부한다.


권오형 한국공인회계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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