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국내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아직 글로벌 금융위기 때만큼은 아니지만 수출과 내수가 같이 위축되고 있다는 점에서 올 1분기가 한국 경제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8일 한국은행의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민간소비는 전기보다 0.4%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 4분기(-4.2%)와 2009년 1분기(-0.3%) 이후 처음 감소한 것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1.2% 증가에 그쳐 2009년 3분기(0.4%) 이후 가장 낮았다.
소매 부문의 매출액 추이를 보여주는 통계청의 소매판매액지수도 지난해 4분기에 전기보다 2.2% 하락했다. 2008년 4분기(-4.1%) 이후 최저치다.
승용차(-10.9%) 등 내구재(-4.0%) 소비가 크게 줄어든 데다 식료품ㆍ의류ㆍ의약품 등 비내구재(-1.7%)도 판매가 감소했다. 옷ㆍ신발ㆍ취미용품 등 준내구재(0.8%) 판매도 부진했다.
소매판매액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도 지난해 4분기에 1.5%로 2009년 2분기(1.5%) 이후 가장 낮았다.
품목별로 가전제품 판매가 4.6%나 줄어 2007년 4분기(-8.4%)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승용차(-7.7%)와 가구(-1.6%) 등도 판매가 부진했다.
올 들어서도 소비 위축이 심화되고 있다.
기획재정부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백화점 매출은 4.2% 줄었다. 2008년 12월(-4.5%) 이후 37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할인점 매출도 2.0% 증가에 그쳤다.
지난달 자동차 판매량은 19.9% 급감했다. 2009년 1월(-24.1%)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10월 8.8% 줄어든 뒤 11월 -12.6%, 12월 -5.4%에 이어 넉달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소비자심리지수(CSI)도 지난달 98로 2개월째 하락했다.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CSI가 100을 밑돌면 경기를 나쁘게 보는 소비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특히 자영업자들의 소비지출이 봉급생활자들보다 더 쪼그라들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소비지출전망CSI는 봉급생활자가 110인 데 비해 자영업자는 98로 줄어 격차가 커졌다.
자영업자들은 향후 경기에 대한 전망도 봉급생활자들보다 더 비관적이었다. 지난달 향후경기전망CSI는 자영업자가 72로 전달보다 7포인트나 급감했다. 봉급생활자는 76으로 2포인트 내려 상대적으로 자영업자의 체감 경기가 더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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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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