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영국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오는 9일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500억파운드(약 90조원)의 추가 양적완화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레프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경제가 더블딥 위험에 직면해 있어 BOE가 추가 경기 부양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3분기까지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4분기에 0.2%에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도 GDP 감소가 예상되고 있어 시장 관계자들은 사실상 영국 경제가 이미 더블딥에 진입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영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0.6%로 하향조정했다. BOE도 이달 말에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적완화 발표가 이뤄지면 이번이 금융위기 후 세 번째가 된다.
BOE는 2009년 3월부터 2010년 2월까지 1년간 모두 2000억파운드의 유동성을 공급한데 이어 지난해 10월 750억파운드를 추가 양적완화를 발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양적완화 규모가 지난해 10월과 마찬가지로 750억파운드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러나 사상 처음으로 영국의 재정적자가 1조파운드를 돌파한 상황이어서 추가 부양에 대한 부담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영국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영국의 정부 부채는 1조390만파운드로 집계됐다. 영국 정부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강도 높은 긴축정책을 전개해 경기회복을 지연시킨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는 0.5%로 34개월째 동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BOE와 같은 날 통화정책회의를 갖는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번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CB는 이미 지난해 12월 3년 만기 저금리 장기대출(LTRO)을 통해 4890억유로의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한 상황이고 오는 29일 두번째 LTRO 입찰을 통해 다시 한번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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