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지난주 코스피는 주간 기준으로 0.38% 소폭 올랐다. 주 후반 지수 부담감이 작용하며 주춤하기는 했으나 외국인은 지난주 1조3673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유동성 랠리 지속에 대한 기대감을 유지시켰다.
6일 시장 전문가들은 이같은 유동성 효과 고려한다면 코스피는 2000선에 도전할 수 있다고 예상하면서도, 그리스 국채협상과 2차 구제금융협상 지연으로 잠재적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단기간내 2000선 '안착'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당분간 유럽 이슈와 함께 글로벌 유동성 흐름을 주목해야한다는 평가다.
지난 주 말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미국의 고용·서비스업 지표가 개선된 점과 그리스 국채교환 협상 타결 관련 기대감이 상승을 이끌었다. 다우지수는 1.23%, S&P500은 1.46%, 나스닥은 1.61% 올랐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 이번주 관심을 가져야 할 대내외변수는 그리스 국채교환 협상과 2차 구제금융 지원 합의 가능성, 옵션만기 수급부담,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점검을 통한 정책변화 가능성 등이다.
그리스 2차 구제금융과 관련해 6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를 앞두고 있어 2차 구제금융 지원 합의와 국채교환 협상의 가속도가 기대된다. EU정상들이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지원규모를 1450억유로로 확대 증액하고 150억유로를 그리스 은행의 자본확충에 사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그리스가 오는 3월20일까지 145억유로의 국채를 상환하게 된다면 채무불이행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도 박스권 상단을 높여가는 시도는 이어질 전망이다. 2월 옵션만기일 도래에 따른 프로그램 수급 부담은 예상되지만 미국의 경기회복세와 유럽의 리스크 완화, 중국의 긴축완화 기대감에 시장은 완만한 상승세를 그릴 것으로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원·달러 환율의 동향, 외국인 집중 매수 업종 그리고 프로그램에 집중하며 포트폴리오 비중, 업종(증권, 운수창고, 서비스, 음식료 등)의 조정구간으로 삼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 대다수 투자자가 이번 랠리를 지수 바닥 통과의 사후 확인으로 판단했기에 경기민감 섹터가 반등을 주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경기민감 섹터를 집중 매수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흥미로운 점은 경기민감 섹터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주도 섹터가 부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낙폭과대 매력을 제외할 경우 확실한 상승 논리가 부재하다는 의미다.
여기에 실적 감익 리스크도 부담이다. 이를 고려할 경우 코스피 2000선에서 인덱스에 대한 단기 베팅은 무리가 있다.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놓일 이유다. 대규모 유동성이 시장에 유입, 투자자의 위험 선호도 개선, 대형주 랠리에 따른 인덱스 부담은 중소형주가 로테이션의 차기 주자임을 예고한다.
◆김주형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6개월 전인 지난해 8월초 국내 증시는 미국 경제의 채무불이행(더블딥) 우려, 사상초유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S&P), 스페인과 이탈리아로의 유로존 재정위기 확산 등 가히 '퍼펙트 스톰'이라할 만한 대형 악재들로 폭락세를 보였다. 지난 주말 종가기준으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전세계지수가 지난해 8월초 수준에 거의 근접한 가운데 코스닥은 97%, 코스피는 90% 정도의 회복세가 진행 중이다.
더블딥을 우려했던 미국 경제는 점진적인 고용 안정, 제조업 경기의 빠른 회복, 버냉키 연준 의장의 3차 양적완화(QE3) 시사 발언 등에 힘입어 올해 2%대 초반의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유로존 재정위기는 지난해 12월 유럽중앙은행(ECB)이 전격적으로 내놓은 3년 만기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이 실질적인 효력을 발휘하면서 은행위기의 잣대인 유리보-OIS 스프레드의 축소와 함께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금리도 지난해 8월 초보다 훨씬 낮은 수준까지 하락시켰다. 이같은 펀더멘탈 모멘텀과 위험지표의 긍정적인 변화를 감안시, 국내 증시가 위기 발생 6개월 이전의 주가 수준을 회복할 가능성은 충분한 것으로 판단한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 올해 들어 지난해 하반기의 소외주들이 급등하면서 키 맞추기를 전개하고 있다. 올해 상승률이 가장 높은 대표적인 업종이 증권업종(+26.6%), 화학(23.7%)인데 화학업종의 경우를 보면 60일 이격도가 114.3%에 달하고 증권업종은 120.4%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주가지수와 업종지수의 경우 60일 이격이 110%를 상회하면 단기 과열로 인식한다. 그런데 이 두 업종의 52주 고점대비 회복률은 각각 71.3%, 72.4%로 대표적으로 부진한 편에 속한다. 따라서 많이 올라서 단기적으로 부담이라고 할 수도 있고 아직 회복률이 미진하다고 볼수도 있다.
수급적인 측면을 동시에 고려해 보면, 올해 들어 외국인이 시장수급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이 지분율을 가장 많이 높인 업종이 키포인트인데 에너지, 소재, 산업재 등이다.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 여력은 기대해 볼 만하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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