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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먹이찾는 건설사, 실적자랑 열심히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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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선 "능력 증명서는 있소?".. 발주처 설득할 객관적 평가기준 시급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이명박 대통령의 해외순방 성과물이 터키의 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 등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치고나가겠다고 경영전략을 설계한 건설업체들은 이를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건설업체들의 해외진출 확대를 실현하기는 쉽지 않다. 글로벌 건설사들이 선수를 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의욕을 드러내고 있는 데다, 고질적 문제인 국내사간 출혈경쟁은 일감을 따내고도 자칫 경영의 건전성을 해칠 가능성마저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자, 자동차 등과 함께 대표적인 수출 효자종목으로 자리잡은 해외건설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개별 건설사들의 시공능력을 신뢰도 높게 제시할 수 있는 기반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건설업체들의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객관적 능력입증 방법은 해외수주 통계나 국내 및 해외실적을 총괄한 실적 등이 전부다. 시공기술은 물론 금융조달, 공사관리 등 해외에서 공사를 수행할 때 필요한 역량을 보여줄 종합적 지표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최저가를 제시해 우선협상 대상자 지위를 확보하고도 발주처와 협상을 통해 능력을 입증해야만 하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의욕 넘치는 건설사.. 현실은 버겁다=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는 591억달러로 2년 연속 500억달러를 넘어섰다. 올해도 대부분의 주요 건설사들은 해외수주 비중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1월 현재 누적 수주액 830여억 달러를 올리고 있는 현대건설은 올 해외건설 비중을 60%대 후반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도 작년보다 2배 늘린다는 목표를 잡았으며 GS건설과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도 해외확대를 천명했다.

하지만 해외진출에는 부담도 적잖다. 우선은 일본과 미국, 유럽 등지의 글로벌 건설사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 또 고질적인 저가 경쟁이 제 발목을 잡는다. 일부 해외 발주처에서는 이를 이용해 저가낙찰을 부추기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신용도나 금융보증 등이 문제로 작용하기도 한다. 지질분야 원천기술을 보유한 한 중견건설사는 입찰 막판까지 보증서 발급이 지연돼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또 보증서 발급기관인 수출입은행의 보수적인 태도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 은행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해외프로젝트에 대한 보증서 발급 등의 업무를 보수적인 관점에서 처리키로 했다.


◆객관적 수행능력 지표마련 시급=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은 이제 해외건설 진출이 대세인만큼 체계적인 진출지원이 필요하다는데 목소리를 같이하고 있다. 가장 시급한 것이 해외 발주처에게 신뢰받을 종합적인 능력평가 지표다. 최근 들어서는 중동 일부 국가에서 국내 건설업체의 사업수행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정확한 데이터를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승헌 연세대학교 교수는 "해외건설 분야는 국내 대표적인 산업임에도 기본적인 통계는 블랙박스나 다름 없다"며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행능력을 평가할 모델과 시스템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또 "지금은 해외실적 신고에 대한 강제성이 없어 통계가 방치돼 있는 편"이라고도 했다.


금융기관도 마찬가지 의견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업체들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 자료가 없다보니 신용기관에서 평가한 재무적 부분만 살펴보게 된다"며 "재무지표는 기본적인 것이고 해당 건설사가 해외 프로젝트에서 공기를 제대로 맞추고 있는지, 어느 정도 이익을 내는지 등을 보여줄 지표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해외건설 특화 지표 나오나?=현재 건설업계의 역량을 평가하는 제도로 건설 관련 협회별 시공능력평가제가 있지만 국내외 공사를 총괄하는 지표인 탓에 해외역량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는 무리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해외건설업계의 과당 경쟁 방지 및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라도 별도의 특화된 평가지표가 필요하다"며 "업계에서도 어느 정도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국토해양부는 건설업계 및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건의된 사안들을 바탕으로 작년말 평가지표 타당성 연구용역에 들어간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초기단계이지만 국내 건설사의 특성을 반영한 수행능력 평가기준을 준비하고 있다"며 "국내 시평순위처럼 단순히 수치로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해외건설 시장에서 업체별 특화된 역량을 보여줄 수 있도록 작업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35개 항목에 대한 지표 설정이 한창이다. 가장 기본인 안전성·수익성 등 재무적 관점이 10가지, 공기단축·무하자률·무재해률·입찰성공률·지역다변화 등 해외기술성 15가지, 노동생산성·클레임 해결능력·품질관리능력·현지화 능력 등 조직 부분 10가지 등이다.


◆공청회 등 거쳐 발전적 방향으로 설정=수행능력 평가기준에 대한 작업이 알려지면서 건설업계는 환영의 뜻을 비치고 있다. 대형사 관계자는 "분위기에 편승해 너도 나도 해외에 나가려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 기회에 해외건설 사업에 대한 옥석가리기 및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 강화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견사 관계자 역시 "그동안 금융기관으로부터 보증을 받더라도 리스크 위험상 대기업에 비해 보증 비용 등이 부담스러웠다"며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수주사업에 전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수행능력 기준을 만들 때 업계의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향후 평가기준이 정해지고 공청회 등을 거쳐 업계 의견이 발전적인 방향으로 담겨야 한다는 것이다.


한승헌 교수는 "해외건설은 국내 건설과 달리 다변화 되고 있다"며 "개별 공종이나 지역, 분야 등 관심 있는 부분에 대한 지표 반영을 통해 글로벌 진출에 대한 전략을 세워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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