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 김경협 예비후보의 '경선 돈봉투 살포 의혹' 수사에 나섰던 검찰이 체면을 구겼다. 김 예비후보가 돌렸다는 봉투가 출판기념회 초대장이었던 것으로 결론 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정치권이 마음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돈봉투 의혹을 포함한 갖가지 금품살포 의혹이 정치권에 여전히 산적해있다.
민주당은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지적하며 역공에 나섰다. 한명숙 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초청장을 돈봉투로 둔갑시키려는 검찰의 시도가 헛발질로 끝났다"면서 "(검찰은)정권에 붙어서 국민을 위협하는, 야당을 위협하는 수사는 그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또 "금품 살포 혐의로 조사를 받았던 김 예비후보에게는 물론 민주당과 국민에게 공식적으로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정치권은 검찰의 수사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은 김 예비후보 사건에 개의치 않고 그간 제기된 돈봉투 의혹 등 금품살포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의혹이 제기돼서 정황을 따져봤더니 뚜렷한 근거가 없어 원칙대로 내사를 접은 것일 뿐"이라면서 "다른 돈봉투 의혹 수사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검찰이 자존심 회복 차원에서 수사의 고삐를 더욱 조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으로서는 당장 대구지역 선거인단 금품살포 의혹이 부담이다. 지난달 전당대회를 앞두고 달서갑 지역위원장 이모씨가 한명숙 당시 당 대표 후보 지지를 부탁하며 선거인단 중 2~3명에게 각각 10만원씩을 건넸다는 내용이다. 대구시 선관위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검찰도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새누리당(옛 한나라당)의 경우 청와대로까지 뻗쳐 있는 2008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 수사가 걸린다. 검찰은 당시 박희태(현 국회의장) 당 대표 후보의 캠프 재정 및 조직관리를 담당했던 조정만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을 1~2일 잇따라 불러 조사했다. 다음 차례는 박 당시 후보 캠프 상황실장이었던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009년 미디어법 통과 직후 최측근 정용욱 전 방통위 보좌역을 통해 국회 문방위 소속 의원에게 500만원을 건넸다는 의혹, 2008년 추석 직전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에게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씩을 직접 건넸다는 의혹도 조만간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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