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계연구원 김모씨, 미국 회사에 조향장치 도면 넘기고 납품업체 사장도 하면서 수 억원 챙겨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국책연구기관의 책임연구원이 우리 육군 주력전차 설계도를 미국으로 빼돌리는 등 비리를 저지르다 검찰에 붙잡혔다.
대전지검 특수부(부장검사 김범기)는 지난 27일 K-1전차의 조향장치 설계도면을 미국 회사에 넘기고 기계제조업체를 만들어 공금을 개인적으로 쓰는 등 비리를 저질러 수 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대전 한국기계연구원(이하 기계연) 센터장인 김모(55) 책임연구원을 방위사업법 및 특가법위반, 업무상배임,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3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0년 5월쯤 K-1 전차 내구도 시험과정에서 얻은 K-1전차 조향장치설계도를 미국 기계업체인 F사에 국제우편으로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김씨가 넘긴 K-1 전차는 K-1A1 전차로 K-1보다 성능이 높아진 모델이다.
김씨는 이에 앞서 2008년 8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다른 사람 이름으로 부품납품업체 3곳을 세운 뒤 자신이 일하는 연구소에 기계부품을 납품하면서 원가보다 부풀리는 방법으로 5억6000만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2010년 8월부터 6개월간 여섯 차례에 걸쳐 납품계약을 맺은 납품업체가 해야할 작업을 기계연에서 대신 처리해주고 업체들로부터 7200여만원을 차명계좌로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9월부터 3차례에 걸쳐 기계연 소유의 자재들을 빼돌려 다시 납품받은 것처럼 꾸며 그 대금명목으로 36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김씨가 설계도면을 건네준 미국 F사는 기계장치를 만드는 업체로 방위산업과 관련한 사업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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