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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극의 여주인공들, 이시영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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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극의 여주인공들, 이시영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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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극의 여주인공들, 이시영만 같아라

MBC <해를 품은 달>과 SBS <부탁해요 캡틴>, 두 수목드라마 여주인공들의 연기력 논란이 일어났습니다. 도마에 오른 당사자들은 세간의 질타가 과하게 여겨질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일각에서는 못난 여심의 발로라느니 지나친 트집이라니, 감싸는 의견도 있는 모양입니다. 지금은 내로라하는 몇몇 연기자도 한때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연기를 선보인 적이 있긴 합니다. 시간이 약이라고 차차 내공이 쌓이면서 편안해진 거죠. 그래서 사실 문제는 이번 논란의 주인공들이 신인이 아니라는 점일 거예요. 데뷔한지 이미 십년 안팎, 그것도 매번 주인공, 세월로 보나 작품수로 보나 이제는 안정된 연기를 보여야 마땅할 시점인지라 시청자 입장에서 성에 차지 않는다 싶으면 싫은 소리가 나오는 겁니다. 그렇다고 시청자들이 꼭 많은 걸 바라는 건 아닐 거에요. 전보다 진일보한 모습, 애쓴 흔적이 좀 느껴지면 기대를 갖고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도 풀리지 않겠어요? 당사자가 최선을 다해 노력을 해도 많은 사람들이 보기에 그 나물에 그 밥으로 느껴진다면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인지 다시금 고민해보는 게 옳지 싶고요, 그게 아니라면 노력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겠죠.


날로 발전하는 연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수목극의 여주인공들, 이시영만 같아라 요즘 <난폭한 로맨스>의 시영 씨를 보면 ‘더 이상 어떻게 예뻐! 니가 더 예뻐!’라는 소리가 절로 튀어나와요.

그 점에서 바로 같은 요일 방송되는 KBS <난폭한 로맨스>의 이시영 씨는 최선을 다한 노력의 좋은 예에요. <해를 품은 달>의 꽃도령 열풍에 밀려, 그리고 자체 시청률이 워낙 아쉬워 그다지 화제가 되지는 못하지만 이시영 씨의 연기에는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함께 울고 웃는다는 말이 있죠. 이시영 씨의 감정 선을 따라가다 보면 저도 모르게 함께 슬퍼하고, 열 받아하고, 기뻐하고, 설레게 됩니다. 개인적인 호오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순정만화에서 금세 빠져나온 듯, 소년처럼 털털한 여자 주인공을 위해 동작이며 손길, 눈빛, 표정, 장면 하나하나,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 디테일을 만들고 있다는 게 가슴으로 느껴지거든요.


7회를 보세요. 가출을 한 박무열(이동욱)을 찾아 나섰다가 몸 고생, 마음고생 끝에 앓아누웠던, “나는 생전 안 아프다가 이럴 때만 아프고 난리야, 진짜.” 하며 울먹이던 날 말이에요. 눈물 그렁그렁한 표정이 정말 제대로라 손을 뻗어 눈물을 닦아주고 싶기까지 했어요. 단순히 동료애였겠지만 무열이 은재를 감싸 안고는 “덮치는 거 아니니까 그냥 자라”며 토닥여주는데, 그가 어떤 심정으로 그랬을지 백번 이해가 되던 걸요. 아, 맞다. 난데없이 등장한 무열의 첫사랑 강종희(제시카) 때문에 낙담해 거울을 들여다보며 “조금만 더 예뻤으면”하고 넋두리하던 장면도 잊을 수 없네요. 순간 ‘더 이상 어떻게 예뻐! 니가 더 예뻐!’라는 소리가 절로 튀어나왔거든요. 코믹한 에피소드가 많은 작품에서 희극인을 뺨칠 몸개그와 진지한 모습을 둘 다 훌륭하게 표현하는 능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삐딱하니 바라봤던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수목극의 여주인공들, 이시영만 같아라 <꽃보다 남자>로 첫인상을 남긴 이후로 <부자의 탄생>의 부태희를 거쳐 현재까지 매번 발전하는 모습을 응원합니다.


전작들이 있긴 해도 이시영 씨가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은 건 아마 KBS <꽃보다 남자>일 거예요. 금잔디(구혜선)의 유일한 친구였으나 구준표(이민호)를 짝사랑하는 바람에 결국 잔디를 함정에 빠트리는 얄미운 오민지 역으로 나왔었죠. 그때가 2009년, 웨딩 버라이어티 MBC <우리 결혼했어요> 출연 당시의 이미지도 별로 좋은 편은 아니었던지라 어쩌면 비호감 상태의 출발이었는지도 몰라요. 그러나 불과 이삼년 사이 이시영 씨는 놀랍게 달라졌고 무섭게 성장했습니다. 이듬 해 KBS <부자의 탄생>의 부태희 역으로 모처럼의 주목을 받았지만, 그 후 주인공 역할에 집착하지 않고 비중이 많든 적든 최선을 다해온 자세가 무엇보다 마음에 들어요. <난폭한 로맨스>에서 은재가 박무열 안티 카페 회원들을 회유해 구명 운동에 나서게 만들었듯이 이시영 씨도 자신의 안티를 극복한 근성을 보여준 것 같아요. 지금 연기력 논란으로 마음 고생하는 배우들도 지금이 그런 고난의 시간이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정말 재능이 없는 게 아니라면, 지금의 여론도 언젠가는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을테니까요. 그리고 내친 김에 이 자리를 빌려 부끄러운 고백을 해야 되겠네요. 예전에 건담 피규어를 모으는, 복싱을 즐기는 이시영 씨의 취향을 혹시 콘셉트가 아닐까 하며 삐딱하니 바라봤어요. 진심으로 사과드려요.


수목극의 여주인공들, 이시영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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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정석희 (칼럼니스트)
10 아시아 편집. 이지혜 seve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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