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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다 '현실' 앞세운 금융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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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법적으로는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이지만, 여러 정황을 고려할 때 법에 따라 조치할 수는 없다."


론스타펀드Ⅳ(이하 론스타)의 산업자본 해당 여부를 심사한 후 '산업자본이 아니다'라고 결론지은 금융위원회의 이상한 논리다.

금융위는 27일 정례회의를 열고 론스타를 산업자본으로 볼 수 없으며, 주식처분 명령 역시 부적절하다고 결론지었다.


론스타를 둘러싼 기나긴 논쟁을 일단락짓는 결론이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금융위의 논리를 살펴보면 상식적으로 이해가 쉽지 않다.

금융위는 론스타의 일본 계열사인 PGM홀딩스의 자회사(골프장 운영회사 등)을 특수관계인에 포함시키면 2010년말 현재 비금융계열회사의 자산총액이 2조원을 초과하므로, 론스타가 법문상 비금융주력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며 사실상 론스타가 산업자본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들 자회사가 외환은행 주식 취득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특수관계인으로 포함시키기 힘들다며 론스타가 산업자본임을 다시 부정했다.


만약 이를 근거로 행정조치를 할 경우 입법취지에 맞지 않고, 다른 외국인 대주주들과의 형평성에 어긋나 '신뢰보호'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법령상 산업자본을 가르는 자산기준 2조원은 이 제도를 도입할 당시 30대 기업집단의 비금융자산 규모를 감안해 결정한 것이다. 국내 기업들을 염두에 두고 설정한 것을 론스타에 적용하기는 힘들다는 뜻으로 읽힌다.


또 론스타가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면 한미은행을 인수한 JP모간과 씨티그룹, 제일은행을 인수한 뉴브리지캐피탈과 스탠다드차타드 등도 형평성을 고려해 똑같이 처분받아야 한다. 현실적으로 처벌이 어렵다는 것.


그러나 이는 시종일관 '법과 원칙'을 강조해 온 금융당국의 입장에 정면으로 반(反)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금융노조도 성명서를 내고 "이번 결정에는 법과 원칙이 없다. 은행법에 따라 결정했다면 이 같은 결정을 내릴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교수도 금융당국의 이번 결정이 법과 원칙보다는 현실과 조직논리를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금융위가 결정의 주요한 이유 중 하나로 내세운 '신뢰보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정부와 외국인 투자자 사이의 신뢰가 아니라, 국회와 국민 사이의 신뢰"라며 "이번 결정으로 국회가 법을 만들고 정부가 공포해도 국민들은 이 법이 지켜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으로 인해 산업자본의 금융회사 소유를 제한하는 은행법이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그는 "은행법상 비금융주력자제도가 형해화(形骸化) 되어버렸다"며 "국회의 입법 의도와 달리, 감독당국이 자기 멋대로 법을 만든 꼴"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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