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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출연硏 통폐합, 우주기술은 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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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출연硏 통폐합, 우주기술은 빼자 최남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책분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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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가칭 국가연구개발원 산하에 15개 연구기관을 통폐합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도 그중 하나로 들어 있다. 이번에 내세우는 출연연 통폐합의 이유는 기술의 융복합을 위한 벽 허물기라고 한다. 물론 현대 과학기술의 복잡화ㆍ다기능화 등을 감안할 때 융복합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기는 하다.


그렇더라도 항공우주기술은 융복합 외에 더 중요한 특징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항공우주기술은 전적으로 국가의 개발 의지와 지속적인 투자, 장기간의 흔들리지 않는 독립된연구개발 체제가 필요하다. 시장수요와 경제환경 변화에 민감히 반응해야 하는 연구기관들은 장기 기술개발 프로젝트와 정책의 일관성 유지 등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고 다른 분야와의 융합과 협력이 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우주기술은 우주에 올라가서야 최종 인증된다. 그렇기 때문에 기술개발, 지상시험, 우주시험, 보완 및 최종 인증까지는 오랜 개발 기간이 필요하다. 전체 시스템을 우주에 올리고, 정상 임무 수행을 체크하기 위한 지상국 비용 등 많은 경비도 들어간다. 또한 항공우주기술은 민수뿐 아니라 군수용으로 쓸 수 있는 이중 용도의 기술로 기술 통제가 강한 분야이다.


이러한 우주기술의 특징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일본, 프랑스, 독일, 루마니아, 이란, 카자흐스탄, 베트남에 이르기까지 우주개발국은 우주청 또는 국가 출연연의 형태로 우주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독립된 항공우주전문기관 내에 여러 분야의 기술자를 모아서 공동의 목적을 향해 기술을 집약ㆍ축적하고, 임무 성공을 위해 장기간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 인명사고에 이르는 개발 위험성을 갖고 있는 데다 국가 안보와 교통, 농업, 산림 관리, 기상 예측에 이르는 광범위한 파급효과를 가지는 국가 전략기술을 개발하기 때문에 외풍에 휘둘리지 않는 독립 전문기관을 설립하고 우주 개발의 강력한 리더십과 책임을 부여한다.

특히 우리나라 우주기술은 아직 기술개발 초기 단계로 많은 우주 선진국들과의 기술 교류와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러한 교류와 협력은 많은 부분이 시장수요보다는 국가 간 전략적 필요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우주기술 개발은 국가조직이나 국가조직에 가까운 조직이 더 강력한 정책 결정 권한을 가지고 독자로 장기 개발계획을 수립할 때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고, 다른 기술 선직국과의 기술 개발 교류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1957년 옛소련이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우주로 쏘아 올리자 미국이 1958년 미 항공우주청(NASA)을 설립한 것, 중국 최초의 우주개발계획인 제1차 12개년 중국 항공우주계획을 위해 중국이 1956년 국방부 산하 제5연구원을 설립한 것이 그러하다. 우리나라도 1996년 최초의 국가 우주개발중장기계획을 세우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기계연구원의 부설연구소에서 독립시켜 우주개발 임무를 부여했다.


최근 각국은 우주 개발을 위한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영국은 영국국립우주센터(BNSC)를 영국우주청으로 신설 개편했으며, 일본은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외에 내각부에 우주전략실을 설치할 예정이다. JAXA법에 명기된 '평화적 목적'을 '안보적 목적'으로 대체할 것을 발표했다. 중국도 지난해 말 국가 우주항공전략 연구조직을 설립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국가연구개발원 산하의 개폐가 가능한 조직으로 개편하고 독립법인격을 없앤다면 장기간 집중 투자돼야 하는 개발 위험성이 큰 항공우주 프로젝트를 지켜낼 수 있을까. 한반도를 둘러싼 아시아의 우주개발 경쟁이 첨예화하고 있는 시점에 우리나라의 성공적인 국가 우주개발을 위해 우주개발 행정체제를 다시 한번 고민해야 할 때다.






최남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책분석팀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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