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수입차 대박의 조건은 5000대?'
지난해 3000대 수준의 판매실적을 거둔 국내 중위권 수입차 업체들이 일제히 올해 판매목표를 5000대로 설정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크라이슬러코리아가 올해 5000대를 판매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푸조 수입사인 한불모터스도 올해 목표를 5000대로 설정했다. 한불모터스는 지난해 2636대의 판매실적을 거뒀지만 올해 시트로엥 브랜드 도입을 결정하면서 전체 판매목표를 대폭 높였다.
송승철 한불모터스 사장은 "푸조 3500대, 시트로엥 1500대 등을 올해 판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닛산 역시 인피니티를 제외한 닛산 브랜드의 판매목표를 5000대로 정했다.
포드코리아도 구체적인 수치는 수립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보다 10% 늘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목표가 5000대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이들 업체의 공통점은 지난해 판매 기준으로 5~10위권을 형성하는 중위권이라는 점이다. 포드는 지난해 4184대의 판매실적을 거두면서 7위에 올랐고 닛산은 큐브의 돌풍 영향으로 3802대로 8위를 차지했다. 크라이슬러는 3153대를 판매하면서 9위를 기록했다.
5000대를 목표치로 내세운 것은 이 목표가 곧 상위권 진입과 연결된다는 점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5000대 이상의 판매실적을 거둔 곳은 BMW(2만3293대)와 메르세데스-벤츠(1만9534대), 폭스바겐(1만2436대), 아우디(1만345대), 도요타(5020대) 정도다.
올해 전체 판매추이를 감안해야겠지만 5000대 이상을 판매할 경우 일단 국내에서는 상위 브랜드에 오를 확률이 크다.
이들 업체는 '해볼만하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난해 국내 수입차 판매가 10만대를 돌파하는 등 수입차 대중화가 가속화되고 있는데다 한-EU에 이어 한미FTA까지 체결되면서 가격 인하 여지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신차 출시도 판매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포드는 다음달 퓨전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이스케이프, 포커스 디젤, 퓨전 등 신차를 연내 선보여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닛산도 지난해 선보인 큐브를 선두로 준대형 세단인 뉴알티마를 출시할 예정이다.
크라이슬러도 대형 세단인 신형 300C를 이달 선보인데 이어 하반기에는 소형차인 피아트 모델을 국내에 도입키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업체들이 공격 경영을 선언하면서 독일차 위주로 형성된 수입차 시장 판도 역시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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