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소설 '허생전'의 주인공 허생과 '베니스의 상인'의 주인공 안토니오는 작품 내에서 대출을 받았지만 그 방법은 서로 달랐어요. 어떤 점에서 다를까요?
답은 전자는 '신용대출'이고 후자는 '담보대출'이다. 허생의 경우 담보나 보증인 없이 말만으로 부자 변씨의 돈을 빌렸고, 주인공은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에게 심장 근처의 살 1파운드를 담보로 해 돈을 빌렸기 때문이다.
앞으로 학생들이 교실에서 받을 금융·경제 수업은 딱딱한 경제이론보다는 이렇게 실생활 사례 및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19일 초·중·고교 금융교육 표준교재 3종 및 교사용 지도서 3종을 개발 완료했다고 밝혔다. 교재명은 각각 '슬기로운 생활금융(초등용)', '생활금융(중·고등용)'이다.
학생들의 흥미와 학습의욕을 북돋우기 위해 만화나 소설, 퀴즈, 삽화 등을 삽입했고, 실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들을 대거 삽입했다.
최근 이슈가 된 보이스피싱(전화사기) 예방법도 수록했다. 초등학생들은 부모님에게 보이스피싱 예방법이 담긴 편지를 써 보고, 고등학생들은 자신의 '보이스피싱 예방지수'를 스스로 산출해 대응능력을 점검할 수 있도록 꾸몄다.
금감원이 금융교육 표준안을 마련함으로써 이제는 정규교육 과정 내에서 본격적인 금융교육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경제 과목 내에 일부 금융관련 내용이 포함되긴 했지만, 지난해 전국 고등학교 학생 3375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63%가 '학교 교육이 불충분하다'고 대답했다.
금감원은 앞으로 표준교재가 교육현장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금융교육 시범학교와 유관단체, 학계, 언론사 등에 배부할 예정이다.
또 지난해 12월부터 교과부와 협의채널을 구축하고 신설되는 '실용경제' 과목에 이번 표준교재 내용을 포함시키도록 추진 중이며, 서울시 교육청에 표준교재를 인정교과서로 신청해 놓은 상태다. 승인되면 학교장 재량수업, 창의적 교육학습 등에 이용할 수도 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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