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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아전인수'식 테마와 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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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무상 교육을 확대하는데 왜 모나미가 수혜를 보나요?"

[기자수첩]'아전인수'식 테마와 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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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대표로 한명숙 전 총리가 당선되면서 문구업체 모나미가 정치테마주로 화려하게 등장했다. 한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 시절 무상교육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면서 모나미가 한명숙 테마주로 분류됐던 게 재부각됐다고 한다. 무상교육과 문구업체, 얼핏 연관이 있는 듯 보이지만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기는 힘들다. 무상교육을 한다고 학용품 소비가 늘어날 것이란 논리는 궁색하다.

모나미와 함게 영남제분도 함께 친노 테마주로 등극하며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영남제분은 류원기 회장이 친노 진영의 핵심인물인 이해찬 전총리와 가까운 사실이 조명을 받았다. 두 사람은 2006년 '삼일절 골프' 파문으로 도마에 오른 적이 있다.


두 종목이 뜨면서 바른손도 함께 급등했는데 이유가 역시 가관이다. 바른손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변호사로 일하던 법무법인의 고객사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분류됐다. 어떤 종목은 대표이사가 문 이사장이 나온 경희대 출신이란 이유만으로 테마에 묶이며 동반 상승을 하기도 했다.

연초 감독당국이 거듭 정치테마주 근절을 위한 대책을 발표한 직후 나온 현상들이다. 친노 테마가 뜨면서 주춤했던 박근혜 테마주도 동반 시세를 내기도 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한 투자자는 "정치테마주의 움직임을 보면 한 두 세력이 올렸다고 보기엔 너무 종목이 많다. 세력이 연관돼 있더라도 그 많은 계좌 중에 적발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현실적으로 정치테마주에 대한 단속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오르는 와중에 차익을 챙겨 나온다고 해서 일반 투자자들이 따로 책임질 일도 없다. 하지만 유념해야 할 사실이 있다. 야당이 대선에서 이긴다고 문구 수요가 급증해 모나미 실적이 급증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은 없을 것이다. 투자도 그렇게 생각하고 해야 한다. 지난해 정치테마주 3개중 2개는 적자를 내거나 실적이 악화됐다고 한다.


"부풀려진 버블은 작은 바늘에도 붕괴한다." 실패하지 않는 투자자로 유명한 독일증시의 우상,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말이다.




전필수 기자 philsu@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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