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사업자들이 KBS 2TV의 재송신 신호 송출을 이틀째 전면 중단하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3시를 기점으로 대부분의 케이블사업자들은 KBS 2TV의 표준화질(SD)과 고화질(HD) 신호 송출을,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씨앤앰은 SD와 HD방송의 광고를 중단했다. 이로 인해 17일 현재 케이블TV 가입자 1천500만 가구가 KBS 2TV 시청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16일 오후 긴급 전체회의를 열고 케이블사업자들에게 과징금 5천만 원과 과태료 5백만 원을 부과하는 한편 방송 재개를 명령했으나, 케이블사업자들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만약 케이블사업자들이 오는 18일까지 방송을 재개하지 않을 경우, 방통위는 이날 오후 8시부터 이들에게 3개월 간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게 된다.
송출 중단 이유에 대해 케이블TV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지상파방송사들이 협상에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CJ헬로비전이 간접강제 집행금으로 지상파 방송국에 지불해야 할 돈이 100억 원을 훌쩍 넘어선 만큼, 방송 송출 중단이라는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KBS 2TV를 송출 중단 대상으로 한 것은 KBS가 국민의 시청권을 지켜야할 공영방송임에도 불구하고 재송신 대가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협상이 순조롭지 않을 경우 MBC, SBS에 대한 송출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KBS 측은 16일 오후 긴급성명을 통해 “현재 방송통신위원회의 중재 아래 지상파 방송 3사와 케이블사업자 간에 재전송료 협상 타결이 임박한 상황이다. 이번 송출 중단사태는 케이블사업자 측이 협상전략 차원에서 시청자들의 볼 권리를 볼모로 일방적인 횡포를 벌인 것”이라고 전했다.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사업자들은 지난해 10월 법원이 CJ헬로비전에 지상파 방송 재송신을 중단하라는 간접강제 결정을 내린 뒤 재송신 대가 산정을 놓고 계속적인 협상을 벌여 왔다. 현재까지 지상파 방송사들은 케이블TV 가입자당 요금을 280원으로, 케이블사업자들은 100원으로 주장하고 있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 아시아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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