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오늘 이 책을 샀다. 이제 2주만 있으면 나도 마흔이다. 내 인생에 대해, 나아가선 이 사회에 대해 보다 막중한 책임을 느끼는 나이다…생각하게 된다. 40대엔 가정도 꾸려야하고 내 일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 분주할 듯싶다. 나를 돌아봐야 할 때다.'
지난해 12월 중순,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21세기북스)을 읽었다는 한 독자의 글입니다. 그는 자기 홈페이지에 이 같이 쓰며 40살, 불혹(不惑)을 앞둔 심정을 전했습니다. 아마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이란 책이 그에게 큰 힘이 됐던 모양입니다.
2011년은 '청춘'과 '위로'의 해였습니다. 그 배경엔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쌤앤파커스)가 있었습니다. 김 교수는 20대를 따뜻하게 보듬어줬고, 이 책은 수십 주 동안 베스트셀러 1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지난 한 해, 위로가 필요했던 건 20대뿐이었을까요. 그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과 '사람공부'(21세기북스),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흐름출판), '엄마수업'(휴) 등처럼 40~50대를 위로하는 책들 역시 인기를 끌었던 걸 보면 말입니다.
책을 펴낸 출판사에 따르면,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은 지금까지 6만 부 가까이 팔렸고, '사람공부' 역시 수만 부가 나갔습니다. 법륜 스님이 이 세상 모든 엄마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엄마수업'은 12만 부나 팔렸다고 합니다.
최근엔 차동엽 신부가 펴낸 '잊혀진 질문'(명진출판)이 40~5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지난 달 말 나온 이 책은 벌써 6만 부가 팔렸습니다. '다, 그림이다'(이봄)도 40대의 지지에 힘입어 출간 3개월 만에 1만부가 나갔다고 합니다.
출판사들은 이런 분위기에 발맞춰 올해에도 40~50대를 향한 목소리를 담아낼 전망입니다. 젊음이라는 무대에서 한 발짝 물러나 새 무대에 서는 중년들에게 행복하게 나이드는 법을 알려주는 책, 자기성찰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책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날씨가 부쩍 쌀쌀해진 요즘, 40~50대를 위로해주는 책들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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