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충좌돌'과 '강남좌파'..정치고름 책으로 짜내다
[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출판인 200여명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연세대학교 동문회관에서 열린 '2011 출판인의 밤' 얘깁니다. 이날의 주인공은 단연 '올해의 출판인-본상'을 수상한 장의덕 개마고원 대표였습니다.
최근 3년 동안의 활동을 평가해 다른 출판사에 모범이 되는 업적을 이룬 출판사 대표에게 주는 '올해의 출판인-본상'을 받은 장 대표가 꼽은 '올해의 책'은 어떤 것들일까요.
수상과 관련해서라면 할 말이 없다며 겸손한 표정을 지어보이던 그입니다. 그런 그가 고른 책은 김진석의 '우충좌돌(개마고원)'과 강준만의 '강남좌파(인물과 사상사)'였습니다. '올해의 출판인'이 직접 뽑은 '올해의 책'과 선정 이유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장 대표가 '우충좌돌'을 말하며 꺼내든 건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얘기였습니다. 그는 "요즘 '안철수 현상'이 화두가 되고 있는데 이 책은 그 현상의 본질을 보여주는 책"이라며 "'시민사회의 반격'이나 '제 3세력' 등으로 규정되는 '안철수 현상'의 밑바닥엔 보수와 진보 각 진영의 논리에 대한 염증이 깔려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수와 진보에 대한 회의가 중도를 불러일으켰고, 여기서 중도는 양자 사이의 중간이 아니라 좌우와 모두 충돌하며 일궈내는 치열한 균형이라는 것입니다.
장 대표는 이어 "이 치열한 중도를 등록금, 대학 개혁, 비정규직, 부동산 거품, 신자유주의 등과 같은 이슈들로 분석해 보이는 게 바로 '우충좌돌'"이라며 "이 책은 '안철수 현상'을 철학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이해하는 좋은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가 고른 또 다른 '올해의 책'은 강남좌파를 재정리한 '강남좌파'입니다. 장 대표는 강준만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오랜 침묵을 깨고 다시 정치 발언을 시작한 게 내심 기쁜 모양이었습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인물비평을 담은 이 책엔 우리의 정치 지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개념인 강남좌파에 대한 가치중립적인 해석이 담겨 있다"며 "대선 후보군에 드는 주요 정치인들의 정치 역정 등을 소재로 강남좌파의 특성과 실체에 대한 실증적 접근을 한 흥미로운 책"이라고 밝혔습니다. 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겐 특히 재밌는 책이 될 거라는 게 장 대표의 말입니다.
올해가 가기 전 장 대표가 우리에게 건넨 2권의 책을 펼쳐보는 건 어떨까요. '올해의 출판인'이 선정한 '올해의 책'이라기보다는 지금 시점에서 의미가 깊은 책을 골랐다고 하는 게 더 맞다는 그의 말도 참고삼아 덧붙입니다.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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