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불안과 국내 경제성장 둔화 위험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은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여전히 4%대로 높은 인플레이션 압박을 받고 있지만 유럽 재정위기 심화 등에 따른 세계 경제 불안과 국내 경제성장 둔화 위험으로 기준금리를 내리거나 동결할 것이란 관측이다.
1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바클레이스·모건스탠리·JP모건 등 12개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올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바클레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이치뱅크·JP모건·스탠다드차타드(SC)·씨티그룹 등 6곳은 올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3.25%로 계속 동결할 것으로 봤다.
반면 HSBC·노무라·루비니글로벌이코노믹스(RGE)·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크레디트스위스 등 6곳은 올해 기준금리가 0.25~0.5%포인트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대부분 해외 IB들은 올해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 대내외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데다 향후 인플레 압력도 완화될 것으로 보여 금리 인하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실제 지난 13일 김중수 한은 총재는 금통위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만성적인 인플레 기대심리 ▲유럽 등 선진국의 더블딥(경기 재하강) 위험 ▲국내 경제 마이너스 성장 위험 등 세가지 조건이 맞아야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인플레 기대심리(기대 인플레이션율)이 4%로 높기는 하지만 아직 유럽이나 미국의 더블딥이나 국내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이 가시화되는 상황은 아니다. 또 김 총재는 이날 "동결도 중요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아직 금리 정상화(상승) 기조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당장 기준금리를 높일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한편 해외 IB들은 올해 우리나라의 환율 변동성이 줄어들어 금융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중장기적으로 경상수지 흑자 지속 및 과도한 원화 약세에 대한 경계심 등으로 올 하반기 원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노무라는 유럽 재정위기가 악화되더라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국채 투매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 한국 정부가 지난해 말 내놓은 '12.7 부동산 대책'의 부동산 경기부양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씨티그룹은 12.7 대책이 장기적인 주택 수요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데다 주택담보대출이 어렵고 부동산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현 상황에서 즉각적인 부동산 경기부양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시중은행의 올해 수익성은 국내 경제성장 둔화 및 대출 부실 위험 증대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저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지주사들의 저축은행 인수가 은행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판단했다. 저축은행 자산이 전체 은행 자산의 0.5%에 불과한 데다 저축은행 사태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부채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국내 가계부채가 높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부동산경기 악화 가능성이 적고 당국이 통화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다만 BoA는 최근 수년간 가계부채 증가 규모의 상당 부분이 비은행 금융기관에 의한 대출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에 대한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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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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