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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자본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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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미국 국가경제위원회 의장을 지낸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가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칼럼에서 “왜 자본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이 칼럼에서 오늘날 미국인들이 왜 자본주의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됐는지를 살펴보고 현재 자본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원인을 진단했다.


서머스 교수는 “오랫동안 미국인들은 자본주의의 챔피온”이었지만 “최근 여론 조사에서는 미국인들 중 50%만이 자본주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40%는 자본주의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자본주의에 대한 환멸은 특히 18~29세의 젊은이들, 아프리칸 미국인들(흑인), 히스패닉, 소득이 3만달러 이하인 사람들, 스스로 미국 민주당 지지자라 생각하는 사람들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들은 왜 자본주의에 대해 환멸을 가지게 됐을까? 로렌스 교수는 그 원인을 스태그네이션(장기 경제 침체. 보통 1년 동안 경제성장률이 2~3% 이하로 떨어졌을 때)과 비정상적으로 높은 실업률에서 찾았다. 스태그네이션과 높은 실업률 문제가 일본에서 시작되어 오늘날 산업화된 모든 국가들로 확산되면서 자본주의의 유용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됐다는 것이다.


서머스 교수는 이 문제들의 발생 원인을 두고서 자본주의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시각과 존 케인스가 제시했던 것처럼 유효수요의 부족에서 찾는 시각으로 나뉜다고 소개했다. 그는 자본주의 자체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유효수요의 부족등의 문제가 보다 타당하다면서 자본주의의 전면적인 개혁보다는, 전체적인 틀을 유지하면서 부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서머스 교수는 적절한 거시 정책만 쓰면 오늘날의 문제점들이 다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한창 일할 나이인 25세~54세 미국인 중 1/6이 실업 상태이고, 소득의 상위 1%에게 부가 급격하게 집중되고 있으며 사회 유동성(social mobility)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현실을 보고 있으면 자본주의의 공정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문제는 단지 경기순환으로 설명될 수 없다"고 봤다. 그는 "심지어 중국 제조업마저도 고용이 15년전 수준 밑으로 떨어졌다는 조사가 나왔다"면서 "이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그가 찾아낸 문제의 원인은 바로 '기술발전'이다.


그는 과거 "(기술)발전으로 소수의 사람만으로도 사회에서 필요한 농업생산물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나머지 다수의 사람들이 농업으로부터 해방돼 다른 일을 하게 됐다. 이로 인해 농업경제가 산업경제라 바뀌게 됐다"면서 기술발전이 경제구조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서머스 교수는 이런 과정이 우리가 살고 있는 산업사회에서도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술발전 덕에 더 적은 사람으로도 사회 전체가 필요로 하는 산업생산물을 만들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중산층 노동자들의 임금이 정체되어 있다고 하지만, 이는 중요한 사실을 보지 못했던 것이다"라면서 "옷이나 가전제품, 전화서비스 같이 생산성이 빠르게 올랐던 제품들과 비교했을 때 임금의 상승속도가 더 빨랐음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가전제품 같은 제조업 생산품들의 상대적 가격이 시간이 갈수록 더 내려간다는 것이다.


그는 "옷이나 가전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사람들의 숫자는 줄어든다면 의료서비스나 교육과 같은 방면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일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면서 "공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노인복지에서 일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에서의 고실업 문제는 바로 의료서비스나 교육 등 사회복지 부분에서 신규 채용이 늘어나 해결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공공영역이 축소되거나 적어도 느린 속도로 성장해야만 할 필요성 역시 있다"고 지적한다. 무리하게 공공부분을 늘리면 국가가 파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현재 "사회 보장 프로그램은 이제 줄일지 말지를 결정하는 단계를 넘어서 언제 어떻게 줄여나가야 하는지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유럽의 경험에서 보았듯 부채를 얻어가면서 복지정책을 펼치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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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스 교수는 일차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큰 정치적인 의지와 용기를 요구를 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시민들이 이전보다 더 잘살게 된 세상에서 사회복지는 왜 더 줄여야 하는지에 대해서 의아해하며 각성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는 치열한 논의를 통해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현대 자본주의의 대부분은 그대로 두더라도 의료서비스, 교육 그리고 사회복지만큼은 다시 설계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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